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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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어느 분이 평시조와 생활시조는 어떻게 다르냐고 물어왔다. 「평시조」라는말 자체는 원래 시조창에서 비롯된 말이지만, 그실 창작을 하는 시조의 위치에선 곧 일반적인 시조, 기본이 되는 시조로 보면 된다. 즉 기본율을 지닌 시조를 말한다. 기본자수율(3·4·3·4<초장>,3·4·3·4 <중장>,3·5·4 3<종장>)을 가진 시조의 형태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이를 그냥 단수 또는 한수라고도 한다.
그러니 물어온 「평시조」의 가장 짧은 형태임을 알수 있다. 그러고 보면이 난에 발표되고 있는거의가 다 평시조라 하겠다. 몇몇편 발표된 사설시조(장시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다만 여러수로 형성된 연시조라고 하는게 많지만 그러나 그것조차도 물어온 바로「평시조」라는 사실이다. 그러니 시조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형태가 바로「평시조」라고 여기면 된다.
다음은 「생활시조」인데 이는 앞에서 물어온 「평시조」와는 별개의 것이다.
가령 시조를 짓는덴 평시조(단형시조)의 형태를 빌 수도 있고, 사설(장시조)시조의 형태를 사용할수도 있다. 다만 그것이 무엇에 바탕을 두고 지어진 시조냐고 할때 생활에 근거를 두고 지어진 시조가 바로「생활시조」인 것이다. 그러니 이 지면에 발표되고있는 시조가 모두 생활시조라하겠다. 더군다나 폭넓은 의미로 보면 생활이 아닌게 어디 있겠는가.
김복수의 『우수일기』는 발상이 자연스럽고 평범한소재에서 시를 추출해 내는 능력이 범상치 않다. 특히<온종일 송사리떼는 하류처럼 봄을 쓰고->는 문득 해동하는 봄을 일깨우는 감성마저 엿보인다.
오경호는『무제』에서 사랑을 대상으로한 연가를 보였는데, 언어가 정곡을 찌르지못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은 수준에 닿은듯-. 이재천의 『만각』은 차분한 사고의 착상이 내비친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다간 범상에 처질뻔했다 압축과 탄력을 의식해야 할것같다.
이영신의 『첫돌날』에선 돌을 맞는 엄마의 환한마음이 잘 잡힌다. <봄오는 그 길목 따라 하얀 윗니 촉 트겠네>는 생기를 주는 빼어난 결구다. 정진하시길-
이행자의 『춘설』은 기본기를 어느 수준 갖추고있는데 앞으로 각고의 시간이 뒤따랐으면 싶었다. <이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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