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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작문·토론” … 인문학 강조한 정용진 신세계 올 인문계 채용도 43%로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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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정용진(47·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역설했다. 신세계그룹이 신입사원 채용에서 다른 기업보다 인문계 졸업자의 비중이 높은 것도 이렇게 인문학을 강조하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9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2015 지식향연’ 강연에서 “스마트 시대는 인류에게 축복이지만 재앙이 될 수도 있다”며 “ 비판적 사고력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식향연은 신세계그룹이 지난해부터 대학가를 돌면서 진행하는 인문학 콘서트로 고은 시인, 승효상 건축가,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김형철 연세대 교수 등이 연사로 나섰다. 이날 강연에는 정 부회장 외에 이진우 포스텍 석좌교수, 송동훈 여행작가 등이 강연을 맡았다. 정 부회장은 인문학 서적을 꾸준히 읽는 게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좋다며 “역사책을 통해 사회 현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역사의식’을 키워야 한다”는 조언했다. 글쓰기와 토론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글쓰기는 하버드대의 훈련처럼 혹독한 연습이 필요하고, 다른 사람과 견해를 나누는 과정에서 사고가 정교해지고 논리가 풍성해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의 인문학 강조는 채용에서도 드러난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올들어 뽑은 대졸 신입사원 145명 중 인문계가 43%, 상경계가 35%였다. 지난해 채용에서는 인문계가 30%, 상경계가 50%였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입사원 채용에서 인문계열 출신 비중이 점점 늘고 있다”며 “다만 하반기 채용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취업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채용에서 신세계가 인문계열 출신을 더욱 우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는 “인문계 출신의 비중이 13%포인트 올랐다는 것은 인문학을 인사 정책적으로 우대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인문계열 졸업자를 꺼리는 다른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주희 잡코리아 좋은일연구소 연구원도 “앞으로 신세계그룹의 자기소개서나 면접 과정에서 인문학적 소양이나 논리적 사고력 등이 집중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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