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보위부가 도청을 강화했다는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최근 중국과의 국경지대에서 활동하던 우리 선교사들을 스파이 혐의로 몰아 억류한 뒤, 국경지대에서 휴대폰에 대한 도·감청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7일 보도했다.

RFA는 국경 인근의 중국 및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국가안전보위부(보위부)가 내부적으로 '반간첩 소동'을 벌이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중국의 대북 무역업자는 RFA에 "북한 측 무역인사와 며칠 전 통화를 했는데 '중국하고 통하는 사람들을 간첩으로 몰아서 오래 통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며 "이번에 잡힌 간첩이라는 남한 사람들이 국경에서 휴대폰으로 통화한 내용을 보위부가 도청했다는 소문이 돈다"고 덧붙였다.

평안북도의 소식통 역시 "보위부에서 '중국 손전화기(휴대폰)를 절대로 쓰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불법 전화기 사용자들은 교양화 과정 없이 곧바로 엄벌에 처하겠다고 선포한 상태"라고 RFA에 설명했다.

RFA는 이 같은 경향과 관련해 "보위부는 과거 재입북한 탈북자들을 내세워 반미와 대남 적개심을 촉구했지만, 최근에는 한국 국적의 기독교 선교사들을 간첩으로 몰아 체포하는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