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문재인 '의원정수 400명' 발언 강력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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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7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국회의원 정수를 400명으로 늘려야한다고 주장했다가 철회한데 대해 “아마추어적 오락가락 발언”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제1 야당 대표(문 대표)가 한 두 명도 아니고 국회의원 100명을 더 늘리자는 발언을 해서 국민의 귀를 의심케 해 놓고 그냥 퍼포먼스로 장난스럽게 말한 것이라 해서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문 대표는 지난번에 이완구 총리 인준안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자고 하다가 발을 빼는 등 아마추어적 오락가락 발언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도 “문 대표가 의원정수를 400명으로 늘리겠다고 한 것은 재미삼아 말씀하기엔 너무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는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때 국회의원 정수를 감축하겠다고 한 발언을 뒤집는 것이며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반대방향으로 역주행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조 원내수석은 “문 대표는 정말 재미삼아 한 것인지 본인의 진심인지 밝히라”고 덧붙였다.

정치개혁특위 소속인 박민식 의원은 “지금 모든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구조조정의 칼바람 속에서 고생하고 있는데 정개특위를 열자마자 국회의원 숫자를 늘리자고 하면 이는 국민들의 가슴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을 늘리자는 주장의 가장 큰 논거가 OECD 기준인데 OECD국가 중에서도 우리와 인구규모가 비슷한 국가들과 비교해야 하며, 양원제 국가에서 상원 의원 숫자는 단순 비교에서 빼야 한다”며 “미국 하원과 일본 중의원을 비교하면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인구대비 훨씬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360명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심 원내대표는 문 대표의 발언에 대해 “문 대표가 정치를 장난으로 하는 분이 아니라고 믿는다”며 “앞으로 이런 문 대표의 입장이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론으로 견고하게 갖춰져 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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