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영어, EBS 교재서 출제되는 지문 줄어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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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 실시되는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선 EBS 교재에서 그대로 출제하는 영어 지문이 줄어든다. 31일 발표된 교육부의 수능 개선안과 한국교육평가원의 2016학년도 수능계획에 따르면, 올해 영어 영역에서는 EBS 교재의 한글 해석만을 암기해 풀 수 있는 ‘대의파악’ㆍ‘세부정보’ 문항에선 EBS 영어 교재의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는다. 대신 EBS 교재에 나온 지문과 주제ㆍ내용이 유사한 다른 지문을 제시하게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영어 지문를 EBS 교재에서 그대로 출제하자 한글 해석본만 외워 문제를 푸는 학생들이 늘어났다”며 “이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EBS 교재 밖의 지문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어 지문을 제외한 수능의 전 영역ㆍ과목 출제 문항에선 종전처럼 ‘EBS 교재 70% 연계’가 유지된다.

교육부가 EBS의 지문을 활용하지 않기로 한 문항은 ^ 영어 지문을 제시하고 글의 목적과 주장, 주제를 찾는 문항(대의파악형) ^ 지문과 일치하는 내용을 찾는 문항(세부정보)이다. 지난해 수능에선 총 10개 문항이 출제됐고, 이중 8개가 EBS 교재의 지문을 그대로 옮겨 사용했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EBS 교재 밖에서 출제하는 영어 지문은 쉬운 단어와 문장의 지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BS 교재에 없는 생소한 지문이 출제돼 학생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걸 막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이날 “올해 수능은 전년도와 같은 출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수능도 지난해 수능의 난이도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수능은 역대 수능 중 가장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평가 받는다.

학원가에서는 올해도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쉬운 수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EBS 연계 지문이 줄어드는 영어 영역을 체감 난이도가 상승할 것으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만기 유웨이중앙 평가이사는 “영어의 경우 EBS 연계 지문이 줄면서 생소한 지문에 익숙하지 않은 중위권ㆍ중하위권 학생은 다소 어렵게 느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교육부는 최근 거듭된 수능 출제 오류를 막기 위해 교육부는 수능 출제위원 중 특정대학 출신자(교수, 교사)의 비율을 2018학년도 수능까지 평균 20% 이하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특정 학맥ㆍ인맥으로 얽힌 출제ㆍ검토위원 탓에 문항 오류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수용했다. 또 현재 출제진 중 40.5%에 그치는 교사 비율도 점짐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의심사위원회에 출제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인사의 참여를 과반수로 늘려 심사의 객관성과 공정성도 강화한다.

올해 수능은 11월 12일 실시된다. 원서 교부ㆍ접수 기간은 8월 27일부터 9월 11일까지다. 응시자의 성적은 12월 2일 통지된다. 지난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국어ㆍ수학 영역은 A형ㆍB형을 선택하는 수준별 시험으로 치러진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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