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는 경찰관 보고 모텔서 투신해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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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여성을 원룸에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쫓기던 수배자가 투신해 사망했다.

29일 경북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8일 오전 4시20분쯤 발생했다. 포항시 남구의 한 모텔 9층에서 수배자 A(33)씨가 아래로 뛰어내렸다. 투신 직전 5분간 모텔 방문을 사이에 두고 경찰과 대치하던 중 경찰이 문을 밀치고 들어오자 순간 창문을 통해 투신했다. A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현장에 있던 한 경찰관은 "창문 틀에 앉아 뛰어내릴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래서 '문을 열어라. 자수해라'는 등 설득을 하다가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해 문을 밀치고 들어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지난 22일 여성을 성폭행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었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그의 행적을 쫓아왔다. 그러다 지난 27일 A씨가족과 지인들에게 "죽고 싶다"는 문자를 보냈고, 가족들은 이를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위치 추적을 통해 A씨가 모텔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체포에 나섰다.

경북경찰청은 일단 함정수사 등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정상적인 공무집행으로 판단해 따로 감찰 조사는 벌이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쫓아오는 경찰관을 피하려다 투신해 사망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엔 손님으로 위장한 경찰의 성매매 단속에 적발된 20대 여성이 모텔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당시 검거를 위한 함정수사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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