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원에 조선 대일외교 개척자 '이예' 동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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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조선 전기 대일외교의 주춧돌을 놓은 충숙공 이예(李藝·1373∼1445)의 동상(사진)이 국립외교원에 선다.

 25일 국립외교원에서 열리는 동상 제막식에는 조태용 외교부 1차관, 윤덕민 국립외교원장과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 등이 참석한다. 외교부는 지난 2010년 ‘우리 외교를 빛낸 인물’로 이예를 선정했다.

 이예는 근대 이전 대일외교를 주도한 전문 외교관으로 평가받는다. 처음 일본 땅을 밟은 것은 1400년이었다. 여덟 살 때 왜구에게 잡혀간 어머니를 찾기 위해 쓰시마섬(對馬島)에 갔으나, 끝내 찾지 못했다. 이후 43년 동안 조선통신사 등으로 40여 차례나 일본에 파견돼 한일 간 정치·문화 교류를 이끄는 한편, 피랍 조선인 667명의 귀환을 성사시켰다.

 이예는 조선 초 한일관계의 근간이 된 계해약조(癸亥約條·1443) 체결에 공헌했다. 계해약조는 쓰시마섬 왜인들의 무역과 근해 어업을 허용하는 대신 무역선 숫자 등을 대폭 제한한 조약이다. 당시 71세였던 그는 세종대왕에게 쓰시마섬 파견을 자청했다고 한다. 이때 조선인 포로 7명을 찾아오고, 왜적 15명을 생포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종2품인 동지중추원사에 올랐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방외교의 선구자인 고려시대 문인 서희에 이어 대일외교 개척자인 이예까지, 외교사 두 거목의 동상이 외교관들을 키워내는 외교원에 나란히 서게 됐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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