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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기념 범종교적인 행사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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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본교계의 3·l절 기념행사가 내용이나 규모면에서 점점 빈약해지고 있다. 3· 1운동은 종교적으론 선각적 민족양심을 대변한 한국종교사의 전무후무한 「금우탑」이라 널리 알려진대로 기미독립선언문의 민족대표33인은 모두가 불교(2명) 기독교 (16명) 부도교(15명)등의 종교계 인사다.
종교계 일각에서는 그 정신을 새롭게 기리기위한「범종교적 합동기념식」같은 것을 갖자는 소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종교계의 이번 65추년 3·l절기념행사는 연례적인 기독교의 기념메시지및 예배정도가 고작이다.
불교 l8개 종단의 경우는 종·타차이나 사찰단위의 공식기념행사가 하나도 없다.
기독교도 하나로 합친 범교육적인 행사는 없고 각 단체별로 제각기 시간과 장소를 달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혐의회 (KNCC)가 매시지를 발표했고 6개가맹교단 대표들이 참석한 연합기법예배 (1일상오11시·서울새문안교회) 를 가졌다.
이밖에 기독교지도자협의회와 기독교교역자혐의회가 각각 메시지를 발표하고 서울 숭동교회(1일상오11시) 남성교회 (29일하오7시) 에서 기념연합예배를 열었다.
기독교계의 기념연합예배가 이같이 반목과 불신이 짙게 깔린 교파 분열상의 장벽을 뛰어 넘지 못한 점은 3· 1정신의 근본으로부터 거리감을 느끼게했다.
전택부장로(YMCA명예총무)는 『3·1절 기념예배의 경우 걱어도 초교파적으로 갖는 부활절 연합예배의 형식이라도 갖추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인족대표의 「대표」이며 제3세 교조인 손병희선생을 배출한 전도교는 1일상오 연례적인 중앙총부의 기념행사및 손선생 묘소·동상참배와 전국교구별 동시 기념식등을 가졌다.
특히 33명의 민족대표가 천도교인이있다는 사실과 3.l운동을 전후한 전도교의 빛나는 항일민족운동은 교단의 어느 기념일 못지않은 중요 기념일이 돼야할것 같다.
불교도 최소한 각 종단의 중앙기념행사와 전국 사암이 일제히 동시기녑법회쯤은 가져야겠다.
박완일 조계종 전국신도회장은『3·l운동이야말로 한국종교가 범종교적으로 한자리에 모여 되새져봐야할 다시 없는 종교사적 교훈』 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물론 범종교적 합동기념식은 각 종교간의 고유 의식등으로 그 집행에는 현실적인 난관이많다.
그러나 민족적 위기에 힘을 합해 나섰던 3· 1운동속의 종교간 용화적 기념의식의 문제를 몇백번 뛰어넘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합동기념식의 의식은 일반사회의 기법과 같은 식순으로 집행하면 해결된다.
종교계의 이번 3·1절기념행사는 흔히 가져왔던 세미나·심포지엄 하나도 없는 빚바랜망각의 「초상준망」 였다는 인상이다.
끝내 허방된 「이상」으로만 침몰하고 말지도 모르지만 종교계의 3·1절 합동기녑식 실현의 소망은 각 종교간의 적대화나 혐오감정을 녹여주는 훈훈한 봄바람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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