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공 스포츠교류에 신기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국테니스대표팀의 중공원정은 양국간 최초의 스포츠직접접촉이란 점에서 세계의 이목을 모으고있다.
이것은 분명히 역사적사건이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의 양국관계가 여러분야에 걸쳐 어떤 양상으로 진전되어 나갈것인지 비상한 관심을 끈다.
일부에서는 지난 70년대초 미국-중공간의 핑퐁외교에 견주어 한국-중공의 테니스외교라고까지 묘사하고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지나친 비약이며 비정치적인 스포츠분야에 있어 중공의 현실주의적인 정책추구에 따른 하나의 결실로 보아야 된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미국-중공간의 핑퐁외교는 양국간 전반적인 관계개선을 전제로하여 친선경기를 중공이 적극적으로 추진했던것이며 이번 테니스의 경우는 국제공식대회인데다 국제테니스연맹의 규정에따라 개최지가 중공으로 결정됨으로써 한국선수단의 입국을 불가피하게 받아들이는것이어서 근본적인 성격에서 차이가 있다.
예컨대 지난72년 하계유니버시아드(국제대학정기대회)가 모스크바에서 개최되었을때도 소련은 한국선수단의 출전을 허용했으며 이런 사례는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와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도 거듭되었으나 오로지 스포츠이벤트로 그쳤을뿐이다.
결국 공산국가의 정책적 경직성을 감안하면 테니스의 직접교류에 그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봐야할것같다.
이번 대회에 관해 중공은 대회장소를 남부의 벽지인 곤명으로 결정한것, 그이전에 제3국개최를 꾀했던 것, 또 한국의 취재기자입국을 불허한것등 상당한 소극적자세를 고수하고 있는점도 간과할수 없다.
스포츠에 관한 한 양국간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는10월 상해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도 한국선수단의 출전이 분명해 졌으며 서울에서 열리는 4월의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와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그리고 10월의 아시아올림픽위원회(OCA)총회에 중공측이 참가할것이라는 강력한 시사가 되기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사태진전으로 보아 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에 중공이 참가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중공은 90년 아시안게임 유치를 희망하고있어 결국 앞으로 양국에서 개최되는 국제공식대회에는 상호 참가할것이라는 중공의 의지가 강하게 천명된점을 이번 테니스 선수단의 중공입국에 내포된 중요한 의미로 평가할 수 있다. <박군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