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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전문경영인|코오롱 그룹(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코오롱그룹의 사장단회의는 매월 한번씩 20∼25일경에 열린다.
이동찬회장과 박복양부화장을 비롯, 8개 주력기업회사의 사장단이 참석한다.
현재 멤버는 이상철(주)코오롱사장, 이상득코오롱상사및 호텔사장, 임승엽건설사장, 이동보고속관광사장, 나공묵유화사장, 박성기한국바이린사장, 석학진한국염공사장등.
코오롱의 경영체제를 그룹내에서는 5각 경영이라 부른다.
이회장을 정점으로 16개 계열기업을 섬유·무역·건설·석유화학·관광운수의 5개분야로 나눠 섬유부문4개사는 이상철사장이, 무역부문 5개사는 이상득사장이, 건설부문3개사는 임승엽사장이 각각통괄, 관장하며 석유화학은 나공묵사장이, 관광운수는 이동보사장이 맡아보고있다.
박복양부회장(61)은 64년 한국나일론 총무부장으로 입사한이래 (주)코오롱대표이사 부사장, 코오롱고속관광사장·회장등을 거쳐 지난80년부터 그룹부회장직을 맡아보면서 그룹의 전반적인 경영에 참여하고있다.
코오롱그룹 전문경영인중 대표주자격인 사람은 이상득사장과 이상철사장.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코오롱의 성장에 큰몫을 담당했다. 이상철사장(53)은 동아대법학과를 나와 60년에 삼경물산에 공채로 입사한 이래 출세가도를 달려 지난 77년 한국 염공 사장이 됐고 78년이후 코오롱상사사장을 맡다가 지난해 이상득 사장과 자리를 맞바꿔 (주)코오롱을 맡고있다.
영업통이지만 조용하면서도 경영에 대한 치밀한 논리전개로 그룹내에서 컴퓨터라는 칭호를 받고있다.
이상득사장(49)은 보수적인 코오롱에서는 독특한 인물. 육사에 14기로 들어갔다가 건강문제로 중퇴, 서울대상대를 졸업하고 61년에 한국나일론에 공채로 입사했다.
그룹내에서 저돌적으로 맡은 일을 추진하는 업무스타일로「액션스타」로 불리고 있다.
입사후 말단시절부터 회사의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해결하다시피 해온 투사형 경영인이다. 이명박현대건설사장의 친형인 이사장은 77년 (주)코오롱의 전무로 승진한 이래 78년 부사장, 79년 사장이 되는등 초고속승진기록을 세우면서 지난해부터는 코오롱상사를 맡고있다.
스스로가 일에 미쳐있는(?)만큼 부하직원들에게도 혹독하게 일을시켜 사원들의 술자리에서 자신이「술안주」가되는 일이 많으리라고 말할정도.
지난해 이상철사장과 이상득사장에게 무역과 섬유부문을 맞바꿔 맡게한것도 제조부문에는 이상철사장의 치밀한 관리능력이, 무역부문에는 이상득사장의 추진력이 적격이라는 이회장의 판단에 따른것이다.
건설을 맡고있는 임승엽사장(55)은 이회장의 매부로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나와 조달청에 오래몸담으면서 내자국장을 지낸 후 지난75년 삼경물산대표이사로 들어왔다가 코오롱건설이 설립된 78년 이후 줄곧 건설사장을 맡고 있다.
이동보고속관광사장(35)은 이회장의 보제다.
미풀로리다주립대를 나와 지난 76년 (주)코오롱의 판매부차장직으로 들어와 잠시 일선경험을 쌓은 후 79년부터 고속관광의 경영을 맡고있다.
나공묵사장(47)은 코오롱그룹의 성격과 같이 일을 벌이기보다는 꼼꼼하게 다지는 스타일.
61년 공채로 입사한 후 지난76년 유화가 신설된 이래 8년째 줄곧 경영책임을 맡아오면서 규모는 작아도 알찬흑자살림을 꾸려나가고 있어 이회장이 유화경영은 완전히 나사장한테 일임해둘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한국바이린을 맡고있는 박성기사장(45)은 이회장의 매부. 임승엽사장의 손아래동서다.
학자출신으로 미플로리다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고 트로이주립대조교수를 지내다 72년 삼경개발부사장으로 코오롱의 경영에 참여했다. 한국바이린의 경영뿐 아니라 경영학에 대한 폭넓은 지식으로 그룹의 전반적인 경영자문에도 깊이 관여하고있다.
이상득사장과 나사장·박사장은 모두 서울대상대 동기동창이기도 하다.
이밖에 석학광 한국 염공사장은 70년 공채로 들어와 현재는 (주)코오롱의 전무도 겸직하고있고 최석철 유니온봉제사장은 65년 공채로 입사, 코오롱상사부사장도 아울러 맡고있다.
전유석 한국 에바라인필코사장은 산개공이사를 지내다 82년에 코오롱건설부사장으로 들어와 지금은 양쪽을 겸직하고 있다.
보수적인 기질이 강한 코오롱그룹의 경영인맥에는 혈연관계를 가진 사람이 눈에많이 뛴다. 물론 공채출신이 경영의 핵을 이루고는 있으나 이원만 명예회장시부터 혈연·지연등을 바탕으로 뿌리를 내려온 세력도 매우 강하다.
물론 중요한 점은 개인의 능력과 조화에 있지 출신여부에 있는것은 아니지만 코오롱그룹이 소위 전문경영인체제를 갖추는데 있어 상당한 저해요인이 되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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