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팝계 「인스턴트·듀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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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들어 팝음악계에는 듀엣이 크게 유행하고있다.
그러나 이 듀엣은 늘 함께 노래를 부르는 「레귤러 듀엣」이 아니라 이른바 인스턴트 듀엣」-.
이들은 대부분 각자 솔로가수로 활동하면서 그때그때 듀엣을 이뤄 한곡을 발표하고는 헤어진다. 그런데 이러한 「인스턴트 듀엣」에 의해 발표된 곡들이 큰 인기를 모으는 경우가 많아 주목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요즘 연6주째 빌보드지 인기차트에서 정상을 지키고있는 「폴·매카트니」와 「마이클·잭슨」의 『Say Say Say』-.
이밖에도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라이오닐·리치」와「다이애너·로스」의 『Endles Love』 등 숱한 실례를 찾을수 있다.
미국의 음악산업계는 79년부터 불경기를 맞게되자 모두들 신인가수에 거는 위험부담을 피하고 안정되게 팔릴수있는 중견가수들의 노래만 내놓게되었다.
그리자 신선함이 결핍되어 음악계가 더욱 침체되자 돌파구로 마련된 것이 바로 「인스턴트 듀엣」들이다.
이것도 초기에는 주로 같은 레코드사에 전속된 가수들에 의해 시도되었으나 최근에는 남녀성별이나 피부색·국경을 초월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각 패턴별로 어떤 인스턴트 듀엣들이 인기를 모았었나 살펴보자.

<◇슈퍼스타들의 만남>
가장 주목받았던 경우는 지난82년 「스티비·원더」와 「폴·매카트니」가 함께 불러 공전의 히트를 쳤던 『Evony & Ivory』를 들수 있다.
흑인과 백인·슈퍼스타가 피아노의 흑·백 건반을 비유해 흑·백인사이의 공존을 강조하고 세계평화를 호소했던 노래.
또 요즘 정상을 누비고있는 「폴·매카트니」와 「마이클·잭슨」의 『Say Say Say』나 「케니·로저즈」와」 「돌리·파톤」이 불렀던 『Lslands In The Stream』 등도 빼놓을수 없다.

<◇남녀가수의 만남>
지난해 크게 히트했던「라이오닐·리치」와 「다이애더·로스」의 『Endless Love』가 좋은 예.

<◇영화에서의 만남>
지난해 영화『사관과 신사』의 주제곡을 부른 「조·코커」와 「제니퍼·원즈」를 들수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대표적인 듀엣은 78년 영화 『그리스』에서 선보여 지금까지 크게 활약하고있는 「올리비어·뉴튼-존」과 「존·트러볼타」. 이들은 최근 신작 『두번째기회』의 주제곡을 함께 녹음했다.

<◇이색적인 만남>
가장 이색적인 듀엣은 「데이비드·보이」와 「빙·크로스비」-. 이들은 지난 77년 영국TV에서 방영된 특별프로에서 『Peace On Earth』를 함께 노래불러 대단한 인기를 모았었다.
이같은 서양팝계의 흐름은 우리나라에도 서서히 도입되기 시작, 지난해 김현준·민해경이 부른 『내인생은 나의 것』 등이 좋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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