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자 "가슴 다음에는 엉덩이"

중앙일보

입력

춘자가 돌아왔다. 지난해 '가슴이 예뻐야 여자다'라는 이색적인 노래와 빡빡 깎은 머리로 큰 화제를 모았던 그가 이번에는 2집 '힙'(Hip)을 발표했다.

"주위에서 1집에는 가슴이더니 2집은 엉덩이냐고 한 마디씩 한다"며 호탕하게 웃는 춘자. 머리는 조금 자랐지만 그는 여전히 터프하고 솔직했다.

"사실 '힙'은 엉덩이도 아니고 힙합도 아니다. 흥겨운 어감을 찾다보니 '꽂힌' 단어인데 희한하게 1집과 연관이 지어진다. 아무래도 대박 조짐인가 보다."

춘자는 이번 앨범을 특별한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춘자스럽게' 만들었다. 타이틀곡 '남자는 가로 여자는 세로'는 마음이 떠난 남편에 대해 며느리가 시아버지에게 하소연하는 내용.

절절한 가사이건만 설운도가 전라도 사투리로 랩 피처링에 참가해 웃음을 선사한다. 춘자는 지난 해 설운도가 '춘자야'라는 노래를 발표한 뒤 인연을 맺어 '가요무대'에 함께 서는 등 각별하게 지내고 있다.

"원래 이 노래 제목은 '남자는 세로, 여자는 가로' 였다. 남자와 여자가 날줄과 씨줄처럼 사랑으로 엮인다는 뜻인데 주위에서 웬지 제목이 성적인 느낌을 준다고 해서 '남자는 가로, 여자는 세로'로 바꿨다."

이번 앨범 전체를 '댄스곡화-뮤직비디오화'하겠다는 부푼 꿈을 지닌 춘자. 그가 두 번째로 미는 '무늬만 남자'는 잘난 척하는 남자들에게 던지는 경고 메시지이다.

'무늬만 여자'처럼 보이는 춘자지만 사실 누구보다 속내는 따뜻하고 정이 넘친다. 그가 왼쪽팔과 허리에 문신을 새긴 것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 문신이 천사라는 사실은 사람들이 잘 모른다. 춘자는 "천사처럼 살고 싶어서 천사를 새겼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오른쪽 팔목에 한자 '없을 무'(無)를 새겼다. "마음을 비우고 살고 싶어서 했다"는 게 춘자의 설명이다. 마치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처럼 춘자는 삶의 목표를 한 땀 한 땀 몸에 새겨넣은 것이다.

"평범하게 사는 게 싫다. 내 스타일대로 살고 싶다. 소속사에 들어갈 때도 '구두와 치마는 절대 안입을 것이고, 머리 모양도 간섭하지 말라'고 조건을 내걸었다."

춘자는 '내강외유'한 성격 탓에 오해도 많이 샀다. 동성애자라는 소문도 나돌았고, 줄기차게 쫓아다니는 스토커에 시달리기도 했다.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춘자에게서 남과 다른 무엇인가를 탐색하려 한다.

"남들과 다른 게 못마땅한 사람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춘자가 섹시 컨셉트로 나가면 오히려 웃기지 않겠냐. 춘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건 배반이다."

KBS 2TV 드라마 '그녀가 돌아왔다'로 연기자 신고식을 치른 춘자는 현재 영화 '투사부일체' 촬영에 한창이다. 조폭보다 더 무서운 조폭의 마누라 역을 맡은 춘자. 그의 다재다능한 끼가 어떻게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타뉴스=전형화 기자.사진=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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