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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추워도 집 장만은 해야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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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요즘 아파트 청약시장에서는 경기침체기에 나타나는 양극화현상이 재연되고 있다. 우림건설이 지난 18일 경남 진해에서 문을 연 모델하우스에 입장 하려는 수요자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다.

연말에 아파트 분양이 잇따른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내집마련정보사 조사에 따르면 12월에 전국에서 2만3000여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주택업체들은 보통 연말 분위기에 들뜨는 12월에는 아파트 분양을 잘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8.31 부동산대책으로 미뤄둔 물량을 어떻게든 새해 이전에 '처리'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밀어내기 물량이 많다는 것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인기지역에만 쏠리는 청약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실수요자들은 입지여건이나 주거환경 등을 꼼꼼히 체크해 청약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서울 동시분양 폐지돼도 물량 넉넉=다음달 서울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12곳 4798가구로 추정된다. 이 중 조합원분을 제외한 2600여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동시분양 제도가 폐지됐기 때문에 주택소비자들의 경우 청약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일일이 분양일정을 챙겨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신문의 분양광고란을 자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포구 창전동의 쌍용아파트는 635가구 중 217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이 걸어서 3분밖에 안 걸리고 강변북로와 올림픽도로를 이용하기 쉽다.

성동구 성수동 2가 KT부지에서 현대건설이 공급하는 아파트 445가구는 지하철 2호선 성수역이 가깝고 서울숲공원을 이용하기 편하다. 서울숲공원 주변 일부 아파트는 매매가가 평당 2000만원을 웃돌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데 현대건설도 이런 수요자들의 청약을 기대하고 있다.

염창동에서 보람건설이 내놓는 아파트는 문화연립을 재건축하는 것으로 202가구 중 106가구가 일반분양대상이다. 당산동 신동아아파트는 재개발사업이며 167가구 중 22가구가 선보일 예정이다.

◆ 수도권은 택지지구와 대단지 관심=수도권에서도 9100여가구가 다음달 주인을 만나기 위해 대기 중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하남시 풍산지구(30만평)다. 임대물량 비중이 50%에 이르는 것과 대형건설업체가 적다는 게 단점이지만 강남과의 접근성, 풍부한 녹지, 저밀도 개발에 따른 쾌적성이 돋보인다. 8블록에서 32평형 217가구를 공급하는 동원ENC는 단지 남쪽으로 단독택지부지, 북쪽으로는 연립주택 부지여서 일정 층 이상에서는 시야가 트인다. 4블록에선 삼부토건이 38평형 489가구를 내놓고 7블록에선 동부건설이 32평형 168가구를 분양한다. 인허가 등의 사정으로 계속 미뤄지던 사업이어서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김포시 신곡동에서는 현대건설이 2600여가구의 대단지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풍산지구에 못잖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점쳐지는 데 서울 접근성이 좋고 단지가 커 편의성이 높은 게 장점이다. 다만 분양가가 평당 900만원 안팎으로 예상돼 가격 저항을 어떻게 극복할 지가 관건이다. 현대건설 정흥민 분양소장은 "서울에서 김포 신도시로 가는 길목일 뿐 아니라 미니 신도시 형태여서 기반시설이 완벽한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1000가구를 웃도는 대형 프로젝트는 화성.남양주 등에서도 나온다. 화성시 봉담읍 임광그대家는 30~54평형 1036가구이지만 1차분까지 합치면 1500여가구가 한 단지를 이룬다.

주택공사가 개발하는 남양주시 가운지구는 청약저축가입자가 노려볼 만한 곳도 있다.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남양주 나들목과 6번 국도, 중앙선 철도 도농역 등이 있어 수도권 치고 교통여건이 좋은 편이다. 다음달에는 29~33평형 1042가구가 나온다.

◆ 충청권은 계절 없는 분양 열기=지방의 경우 분양물량이 많지 않은 가운데 충청권 분양시장만 들썩거리게 생겼다. 충남 천안.아산에서만 6곳에서 4800여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이 중 천안 두정동과 아산 모종동 등 3곳에서 아파트를 선보인다. 주택공사도 아산 배방에서 1102가구를 분양하는 데 탕정산업단지와 삼성테크노밸리 등의 후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북구 매천동에서 대한주택공사가 928가구를, 달서구 월배에서는 월드건설이 857가구를 분양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호반건설은 북구 신상무지구에서 35~50평형 807가구를 선보이며 주공은 동림3지구에서 16~22평형 국민임대아파트 1308가구를 내놓는다. 부동산 종합컨설팅 업체인 이넥스플래닝 길연진 대표는 "아파트를 분양받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가 사실상 막혔다"며 "택지지구나 대단지 등에 실수요 차원에서 청약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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