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은 항상 부활을 꿈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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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나는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 문자행위의 출발점은 이 세가지 자문이다. 부끄러워 고개들지 못할 때, 자신을 이겨낼 수 없다는 무력감에 사로잡힐 때, 원고지를 대하는 일은 구원이 아니라 구속이었다. 줄기차게 꾸짖는 이백개의 네모난 입들.
-너는 결코 떳떳하지 않다. 너는 벌써 물들어 있다.
필요한 것은 의지였으며 부족한 것은 신념이었다. 몇차례의 시행착오를 더 겪어야 나는 하나의 성채를 가질 수 있을지. 보다 깊은 우물의 의미와 열려진 세계의 끝을 찾으려는 노력. 명암에 대한 성찰에의 길을 이제 떠나야한다. 언어로 성취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내 정신은 늘 부활을 꿈꿀 것이다. 고통마저 사랑하기 위하여 이땅 이시대의 당신들을 벗삼기 위하여.
문을 열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과 일깨워 주신 스승님들께 삼가 예의를 전합니다. 아직 문제 부족하니 심안의 먹을 가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여 봅니다.

<약력>▲1960년 경북김천출생 ▲75년 고졸학력검정고시합격 ▲81년「시문학」대학문예 당선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4년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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