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작은 무대서 듣는 첼로의 숨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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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연주자의 숨소리도 들릴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소극장이나 리사이틀홀도 500석이 넘어 버리면 연주자의 호흡은커녕 표정도 잘 보이지 않는다.

독일이 낳은 신예 첼리스트 니콜라스 알트슈테트(23.사진)는 청중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시한다. 그래서 첫 내한 독주회 무대로 올 봄에 개관한 서울 서초동의 DS홀(200석)을 택했다. 공연이 끝나면 로비와 야외 테라스에서 관객과 함께 와인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알트슈테트는 2001년 독일 청소년 콩쿠르, 2003년 스위스 로잔 콩쿠르, 2004년 야마하 국제 콩쿠르를 차례로 석권한 독일의 차세대 연주자다. 도이체 융에 오케스트라(독일 청소년 교향악단)의 첼로 수석주자를 지냈다. 그가 연주하는 첼로는 독일음악재단이 무상 임대해준 1821년산 니콜라스 뤼포.

1부에서는 베토벤.드뷔시의 소나타와 뒤티외의 '자허의 이름에 붙인 3개의 단상'등을 들려준다. 후반부에서는 파야의 '스페인 민요 모음곡', 피아졸라의 '그랑 탱고'등 라틴 정서가 물씬 풍기는 곡을 골랐다. 그루지아.아제르바이젠 출신 작곡가들이 민요를 바탕으로 쓴 첼로 독주곡도 곁들였다.

주최 측이 슬쩍 귀띔해준 앙코르곡은 로스트로포비치의 '유모레스크'. 첼리스트들이 가장 연주하기 어려워 하는 곡 중 하나다. 지금까지 다비드 게링가스(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 교수)가 1분 59초로 가장 빠르게 연주했는데 그의 제자인 알트슈테트가 1분 46초 만에 연주해 신기록 보유자가 됐다. 02-2068-8000.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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