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축구 박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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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축구경기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슈팅과 골인 장면.
초만원의 관중, 그치지않는 슈팅으로 83년 스포츠계를 휘져 놓았던 슈퍼리그의 득점왕 박윤기(유공·23)는 그래서 가장 많은 갈채를 모은 스타였다.
5월8일 개막전인 할렐루야와의 경기에서 23분만에 기념비적인 첫골을 터뜨린 여세를 몰아 9월25일 폐막때까지 14게임에 출전(2게임결장), 통산 9골을 기록, 줄곧 아슬아슬한 경쟁을 벌였던 이춘석(8골·대우)·이길룡(7골·포철)을 제치고 슈퍼리그원년최고 골게터의 영예로운 타이틀을 획득한 것이다.
그의 기록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파묻혀있던 보석이 뒤늦게 발굴되듯 새스타의 탄생이였기 때문이다.
당초 작년까지도 실업축구의 강호 서울시청팀에서 출중한 득점력을 과시했었던 박이지만 결코 실적만큼 평가를 받지 못했다.
국가대표선수로 기용되지못한것이 좋은 예다.
얼핏 외관상 스타플레이어로 점수를 주기 어려운 점이 있긴하다. 키가(1m70) 작고 맷집이 강하지도 않으며 빠르지도 못하다. 그러나 박은 이러한 핸디캡을 절묘한 드리블링, 정확한 슈팅, 그리고 비범한 감각의 두뇌 플레이로 극복해냈다.
개인의 테크닉보다 끊임없이 치달리는 기동력을 추구하는 박종환감독이 예외적으로 총애했을 정도다.
『내년엔 게임수가 많아지므로 20골달성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물론 팀의 우승에 공헌하는 것이 다음의 개인적인 욕심입니다.』
말이 적고 겸손하며 여성적인 표정이어서 그라운드에서 토해내는 집념과 근성이 이상할이만큼 매섭다.
50년대 세계축구의 영웅「페렌크·푸스카스」(헝가리)와같이 주로 왼발을 사용하는 색다른 선수이기도하다. <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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