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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명태 놓고 중국·일본이 돈 번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국민 생선’ 명태.
동해를 두고 남한과 북한이 명태를 놓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빚고 있다. 남한 동해의 명태는 사실상 사라져가고 있고, 북한 동해의 명태는 중국으로 넘어갈 지경이다.

남한은 1981년 10만t에 달하는 어획량이 2007년 이후 매년 1t으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2014년 11월에는 단 207마리만 잡힐 정도가 됐다. 그 이유는 1970년 어린 명태인 ‘노가리 잡이’가 허용돼 36년 동안 노가리 남획이 진행되면서 2007년부터 명태가 사실상 동해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게다라 온난화의 영향까지 겹쳐 수온이 상승해 명태의 생장이나 수정에 악영향을 주었다는 주장도 있다.

지금 우리가 먹는 명태는 대부분은 러시아산이다. 다음으로 일본, 중국, 태국, 미국 등지에서 조금씩 수입한다.

북한 명태는 주산지인 원산만을 중심으로 함경도와 강원도에 많이 있다. 북한의 어획량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근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해 ‘물고기 대풍’을 이뤘다고 선전하고 있다. 물고기 대풍의 주종은 명태와 도루묵이다.

중국이 여기에 침을 흘리고 있다. 중국은 경제 발전으로 인한 환경 오염으로 북한산 물고기를 선호한다. 그래서 중국 어선들이 한국 서해 뿐만 아니라 북한 연근해에도 자주 침범한다.

발빠른 중국 사업가들은 아예 북한과 계약을 맺고 동해의 물고기를 잡아 절반씩 나누려고 한다. 북한이 내심 싫어하지만 중국과 이런 계약을 하는 이유는 어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어선을 공급하고 북한 어부들이 물고기를 잡아 나누는 방식이다. 이렇게 북한의 좋은 명태가 중국으로 손쉽게 넘어가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중국도 어선이 부족해 일본의 어선을 구입해 사용한다. 일본은 노후화된 어선을 팔 수 있어 짭짤한 재미를 보게 됐다.

남한이 지켜보고 있는 사이 중국과 일본이 북한산 명태를 놓고 돈을 벌고 있다. 남한도 북한산 명태와 수정란을 가져오기 위해 북한과 협의를 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남한이 러시아에서 명태를 가져오는 것보다 북한에 어선을 공급하고 명태를 가져오면 어떨까? 남북이 서로 싸우다보니 남에게 좋은 일만 시켜주고 있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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