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 복귀…군정 강화…|명암 엇갈린 두 나라|경제-민권회복 동시추구|계엄사령관이 대통령 겸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남미의 아르헨티나가 지난 주말 8년간의 군사통치를 청산하고 민선의「알폰신」대통령을 맞아 힘찬 민정에의 길을 내디뎠다. 그런가하면 아시아의 방글라데시에선 작년 3월 쿠데타로 집권했던「에르샤드」장군이 11일 돌연 대통령직까지 겸직하겠다고 선언,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했다. 민정과 군정의 명암이 엇갈리는 아르헨티나와 방글라데시의 저간의 사정이 어떤지를 알아본다.

<아르헨 민정>
아르헨티나는 10일「라울·알폰신」대통령의 취임으로 8년간의 군사통치를 종식시키고 민주통치체제로 복귀했다.「알폰신」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아르헨티나는 『법치체제와 국민자유의 수호자로서의 전통을 회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새 의회연설과 수 만명의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행한 발코니 연설에서 그는 자유를 존중하고 침체·분열된 나라를 재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서구의 사회민주주의와 비슷한 이념을 표방한「알폰신」 대통령은 『단시일 안에 해결할수 없는 난제가 많지만 오늘로써 공적인 부도덕은 끝났다. 우리는 이념 이상으로 윤리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출신으로 콧수염을 달고 키가 작달막한「알폰신」은 지난해 포클랜드전쟁의 실패이후 부각됐는데 「페른」이래 가장 카리스마적 지도자로 평가된다.
그는 의회에서의 검소한 선서를 거친 후 회임하는 군부 대통령 「비뇨네」로부터 청백색 대통령 휘장을 받았다.
그가 발코니 연설 끝에 1853년 제정된 헌법의 전문을 낭독하자 수 천명의 군중들은 눈물을 흘리며 환호했다.
한편 취임식에 참석한「부시」미국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아르헨티나와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도를 강력히 표명했다.
그러나 의회 연설에서「알폰신」대통령은 대미관계에 냉담했다. 그는 미국과의 관계가 『어렵고 균형이 깨져있다』고 지적하고 『우리의 관심사는 미국의 국가 이익이 라틴아메리카국가들의 내정에 부담을 주고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그런 뜻에서 미국이 개입을 삼감으로써 중앙아메리카 정책을 수정하는 것이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했다.
12일에 소집된 의회는 인플레가 8백%에 달하는 경제와 민권관계 입법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알폰신」대통령은 70년대 테러리스트와 좌파세력을 공격할때 월권행동으로 수천명의 인사들을 사라지게 한 군부인사들에 대해 군부 스스로가 선포한 특별사면령을 철회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군지도자들을 조사해서 재판하라는 강력한 압력에 직면해 「알폰신」대통령은 『죄 있는 자가 죄 값을 치르지 않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법정에 의존할 것이라고 말하고 탄압 행위를 법령한 군지도자와 명령만 따를 군인을 구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보안군에 의해 압류된 후 소식이 끊어진 수천명의「사라진사람들」의 행방을 조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알폰신」이 당수로 있는 급진당 지도자들도 새 정부가 10여명의 군부지도자들을 「사라진 사람들, 고문 및 다른 형태의 억압활동에 관련된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