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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11> 알짜 환전 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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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준비하면서 흥분되는 순간이 있다. 은행에서 빳빳한 외국 지폐를 손에 받아들 때다. 신용카드가 편하다지만 현지 화폐는 반드시 챙겨가야 한다.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상점도 많고, 팁을 꼭 줘야 하는 나라도 있다. 환전에도 기술이 있다.

용어부터 정확히 짚고 가자. 여기서 환율이란 ‘매매기준율’을 말한다. 매매기준율은 한국의 은행이 사들인 외화의 평균 가격이다. 은행은 외화로 장사를 한다. 원리는 간단하다. 싸게 사고 비싸게 판다. 은행 전광판에 친절하게 쓰인 ‘사실 때’ ‘파실 때’로 가격이 나뉘는 건 그래서다. 은행이 외화를 팔아서 얻는 수익을 ‘환전수수료’라 한다. 즉, 환전을 저렴하게 했다는 건 환전수수료를 아꼈다는 말이다.

먼저 주거래 은행을 찾아가보자. 급여 통장이나 신용카드 등을 이용하는 은행은 환전수수료를 낮춰준다. 거래 실적이 많고, 환전 금액이 클수록 우대하는 건 당연하다. 할인 쿠폰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은행에서 쿠폰을 발급하기도 하고, 여행사나 면세점이 챙겨주기도 준다. 보통 환전수수료의 50~70%를 할인해준다.

여행 매니어 사이에서는 서울역 안의 은행 환전센터가 최고의 환전소로 통한다. 거래 실적이 없어도 최대 90%까지 수수료를 깎아준다. 최악의 환전소는 공항이다. 출국 공항, 도착 공항 모두 피하는 게 좋다. 수수료가 비싸고 잘 깎아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1000달러를 바꾼다고 하자. 외환은행 2월 27일 환율을 기준으로, 할인을 전혀 받지 않고 환전하면 112만4840원을 내야 한다. 서울역에서 환전수수료를 90% 할인받으면 110만7434원이다. 1만7406원을 아끼는 셈이다.

시간이 없다면 인터넷 환전 서비스를 이용하자. 통장 잔액으로 환전을 신청하고 외화를 받아갈 은행 지점과 시간을 선택하면 된다. 공항에 지점이 있다면 출국하는 길에 받아갈 수 있어 편하다. 인터넷에서는 환율 우대도 많이 해준다.

은행마다 다루는 외화 종류는 제각각이다. 어지간한 은행이라면 미국 달러,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유로화 정도는 다 갖고 있다. 반면에 동남아시아 국가의 화폐는 취급하는 은행이 드물다. 외환은행을 찾아가거나, 미국달러를 가져가 현지에서 바꿔야 한다. 미국달러를 현지에서 환전할 경우 단위가 큰 화폐가 환영받는다. 특히 2013년 이후 발행된 100달러 신권을 높게 쳐준다.

해외에서 환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은행·환전소·호텔 등에서 돈을 바꿀 수 있다. 은행이 가장 안전하고 저렴하다. 현금카드가 있다면, 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하면 편하다. 대신 수수료가 붙는다. 어떤 방법이든 국내보다 비싸다.

해외에서 현금이나 카드 중 무엇을 쓸지도 고민된다. 여기에도 요령이 있다. 환율이 바뀌지 않는다면 현금이 낫다. 신용카드를 쓰면 결제금액에 수수료 약 1.2%가 붙는다. 환율이 내림세라면 신용카드가 유리할 수 있다. 신용카드는 결제 시점이 아니라, 카드사에 결제 정보가 넘어가는 약 4일 뒤 환율이 적용된다. 따라서 환율이 오름세에 있다면 현금이 낫다.

최승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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