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家 빚 31년 만에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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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농가부채가 31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02년 농가경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농가부채는 가구당 1천9백89만8천원으로 전년보다 2.3% 줄었다. 농가부채가 감소한 것은 1971년 이후 처음이다. 논농업직불제 등 정부의 각종 지원이 늘고 농업 외 소득이 증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가 자산은 8천7백33만6천원으로 5.8% 늘었다. 특히 현금.예금 등 금융자산이 4백77만9천원(14.8%) 증가한 3천7백10만3천원이었다.

이에 따라 농가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돼 농가부채는 금융자산의 53.6%인 것으로 나타났다. DJ정부 출범 첫 해인 98년 이 비율은 73.7%였다.

연간 농가소득은 2천4백47만5천원으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농업소득은 0.1% 증가에 그쳤지만 노임 등 농업 외 소득(8백14만원)이 4%, 공적보조금 등 이전수입(5백6만원)이 5.2%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정부가 지원한 공적보조금은 농가당 평균 57만9천원이었다. 농업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1%에 그쳤다.

농가의 가계비 지출은 1천7백85만8천원으로 3.2% 줄었다. 농가 인구가 고령화하면서 교육비와 교제증여비 등이 대폭 감소한 탓이다.

이에 따라 농가 경제의 흑자 정도를 나타내는 잉여금은 5백79만4천원으로 전년보다 97만5천원 증가했다. 수십조원의 농어촌구조개선자금이 투입된 94~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경지규모가 클수록 농가소득이 많았지만 부채규모도 컸다. 5㏊ 이상 농가의 평균 소득은 5천1백8만7천원, 부채는 7천3백11만3천원이었다. 전체 농가 평균과 비교할 때 소득은 두배였지만, 부채는 3.5배가 넘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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