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날아보자! 한국축구… 스웨덴 감독 "2002년 때 한국팀 같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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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A매치 첫골을 터뜨린 김영철(오른쪽에서 다섯째)이 환호하며 동료와 뛰어나가고 있다. 아래 사진은 피켓을 든 여성들이 응원하는 모습. 아드보카트 감독을 한국식으로 '안복환 감독님'이라고 지칭한 피켓이 인상적이다. 강정현 기자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축구대표팀과 친선경기를 치른 스웨덴의 라스 라거백 감독은 "2-2로 비겼지만 한국의 전력이 더 나았다. 마치 2002년의 한국팀을 보는 듯했다"고 말했다.

라거백이 초청국에 대한 인사로 속에 없는 말을 한 것 같지는 않다. 라거백은 "우리가 원했던 힘든 경기를 펼쳐 좋은 연습경기가 됐다. 우리 수비엔 만족하지만 한국이 시종일관 공격적인 경기를 해서 고전했다. 미드필드에서도 우리가 약했다고 보지는 않으나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이 많아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반 7분 안정환과 후반 6분 김영철이 득점했다. 안정환은 조원희의 크로스를 김동진이 헤딩으로 밀어주자 왼발로 네트를 흔들었다. 수비수인 김영철은 박지성이 미드필드에서 올린 프리킥을 헤딩슛, 추가골을 넣었다. 두 골 모두 깔끔했고 내용이 좋았다. 선수들은 FIFA 랭킹 13위의 유럽 강호를 밀어붙이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8분과 후반 11분 등 득점 직후에 모두 실점, 승리를 놓쳤다. 그래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수비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득점을 하고 나서 실점한 점은 아쉬웠다. 반드시 고쳐야 한다. 수비수 간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됐다. 강팀과 경기할 때는 끝까지 집중력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드보카트는 그러나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란전보다는 나아졌다"고 자평했다. 또 "결과보다는 내년 미국 전훈을 대비해 선수들의 포지션을 파악해 보기 위한 경기였다. 안정환과 설기현.박지성의 모습을 90분간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섰다가 후반 24분 오른쪽 공격수로 자리를 바꿨다. 아드보카트는 이 테스트에 만족했다. "박지성은 미드필더보다 공격수로 뛸 때 더 위협적이다. 미드필드에서는 수비 부담 때문에 많이 움직여야 하지만 공격수로 나서면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박지성을 공격수로 빼기 위해선 미드필더 요원이 2명 더 필요하다"고 아쉬워했다. 수비수 테스트를 받은 김동진에 대해서도 "양발을 잘 쓰고 공중전에 강해 위험을 감수하고 기용했다. 수비는 물론 공격 가담이 만족스러웠다"고 밝혔다.

아드보카트는 "벤치에는 아직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선수평가는 계속된다. 베스트11의 윤곽이 잡힐 때까지 조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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