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개명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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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가 부처의 명칭 변경을 추진 중이다.

시대가 변해 농림부의 업무 영역이 농촌개발.농축산업 육성 등에서 농축산 식품 육성과 관리 등으로 넓어지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검토 중인 명칭은 농업식품농촌부.농업농식품부.농업생명산업부.농업농촌부 등이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11일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제10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 우리 농업계도 변해야 한다"며 "농림부도 명칭을 포함해 많은 부분이 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림부의 명칭은 정부 수립 이후 농림부→농수산부→농림수산부→농림부 등으로 바뀌었다. 농림부로 시작했다가 1970년대 산림청이 당시 내무부로 이관되면서 농수산부로 변경됐다. 이후 다시 산림청이 돌아오자 농림수산부로 바뀌었다가 수산 분야가 해양수산부로 가면서 96년부터 현재의 이름을 사용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농림부의 기능이 다원화돼 농축식품의 생산.관리까지 포괄할 수 있도록 부처 명칭에 '식품'을 넣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농림부는 이미 각 과(課)를 기능 중심으로 개편했다. 과거 농림부에는 품목과 사업별로 조직을 나눠 대가축과.소가축과.초지사료과.특정지역개발과 등을 둔 적이 있었다. 대가축과에서는 소.돼지 등 큰 가축을 관리했고, 소가축과는 닭.오리 등 작은 가축을 관리했다. 초지사료과는 가축먹이인 초지와 사료를 관리했다.

그러나 이런 품목.사업별 조직의 효율이 떨어지면서 지금은 농촌구조조정.농산물유통.식량정책.농촌정책 등의 기능별 조직으로 개편됐다.

하지만 농림부의 부처 명칭 개편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보건복지부 등은 농림부의 새 명칭에 '식품'을 넣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식품 안전에 대한 정책을 주로 담당하는 곳이 보건복지부인데 농림부가 새 명칭에 '식품'을 쓴다면 국민이 헷갈리는 데다 업무도 중복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농림부 관계자는 "명칭 변경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고 현재 실무차원에서 검토 중"이라며 "앞으로 관련 부처와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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