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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부패 운동에 도롱뇽이 늘어난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중국에서 반부패 정책 덕에 도롱뇽이 살아나고 있다. 겨울철 보양 식품으로 통하는 도롱뇽은 지난해 춘절(春節·설날)까지만 해도 500g당 1200위안(약 21만2000원)을 웃도는 고급 선물로 인기를 누렸다. 그나마 공급이 모자라 암시장에서는 근당 2000위안에 팔렸다. 그러나 올해는 춘절을 전후해 500g당 가격이 280위안으로 급락했는데도 살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신화통신은 23일 반부패 활동이 강력해지면서 올 춘절 전국에서 도롱뇽 등 고가 선물 풍조가 사라지는 등 새로운 춘절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대표적 도롱뇽 양식 지역인 장시(江西)성 징강산(井岡山) 마오핑샹(茅坪鄕) 에서는 올 판매량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쳐 양식업자 수백 명이 울상이다. 이 지역 최대 양식업자인 양즈핑(陽志平)은 “(사치 풍조 근절 등 영향을 고려해)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으로, 가격을 지난해의 20% 수준으로 낮췄는데도 잘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춘절을 앞두고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의 지방 정부는 공직자들에게 연휴 기간 중 가격이 비싼 선물 수수를 자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 감찰부도 춘절 연휴 기간 중 전국에서 향락주의·형식주의·관료주의·사치풍조 등 이른바 사풍(四風) 근절을 위한 암행 감찰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21일 현재 중국에서 사풍과 관련돼 적발된 공직자는 855명이다. 한국에서는 2003년 지율스님이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공사를 할 경우 도롱뇽이 서식처를 잃는다며 소송을 제기한 이후 도롱뇽은 생태계 보호를 상징하는 동물로 인식되고 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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