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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옴부즈맨 코너] 이분법 사고 벗어난 ‘위기의 재정 민주주의’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15호 30면

2월 15일자 중앙SUNDAY는 ‘위기의 재정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현 정부의 복지공약이 어디까지 추진되었는지를 1면과 4, 5면에 다뤘다. 공약 대상자인 노인·학부모·어린이집 원장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해 실제로 복지 혜택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상을 생생하게 알려주었다. 단순히 복지냐 증세냐 하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복지와 증세를 함께 고민하는 시점에 적절히 나온 기획이지 않나 싶다.

10, 11면 ‘알바가 갑’ TV 광고가 남긴 것들이라는 기사는 어느 구인·구직 사이트 광고 이후 벌어진 아르바이트 근무자와 자영업자 간의 논쟁을 소개했다. 야간 근무수당은 시급의 1.5배라고 한 광고 때문에 자영업자가 나쁜 사장님이 되면서 다툼이 생겼다고 한다. 기사는 결국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하면서 일자리가 없어 자영업자로 나섰거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는 것이므로 둘은 같은 처지라고 설명하였다. 그 말에 수긍하면서도 정작 야간 근무수당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았다.

14면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인터뷰는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이 100년은커녕 3년도 안 돼 뒤집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원인과 해법도 들려주었다. 교육정책의 최고 책임자였던 사람의 입을 통해 듣는 얘기라 무게감이 느껴졌다.
15면 ‘김영란법’에 대한 여야 국회의원의 지상 논쟁은 여러 쟁점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다만 독자가 이미 알고 있었겠지만 김영란법의 개요를 소개했으면 이해의 폭이 더 넓지 않았을까 싶었다. 또 지면의 한계가 있었겠지만 ‘법적 완결성’이나 ‘과잉금지의 원칙’과 같은 용어는 조금 더 풀어주었으면 좋겠다.

24면 ‘김미경의 마이웨이’에선 관점 디자이너 박용후씨를 소개했다. 박씨는 뭔가 하나를 진득하게 하지 못하고 산만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가 지난 30년간 숱하게 찍어놓은 경험과 고민의 점들이 어떤 시점에 만나 아름다운 선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글쓴이의 포장이 많이 들어가 있어 한편으론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많은 영감을 주기도 했다.

S매거진의 ‘이어령과 떠나는 지(知)의 최전선’은 강박적으로 그리고 습관적으로 결론과 중심을 조급하게 찾는 우리 모습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특히 겸재의 그림이 보여주는 다(多)시점을 소개하였는데, 서양에서 입체파가 이룬 업적만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 같다. 이 코너가 벌써 22번째로 마지막이라고 하니 아쉽지만, 못지않은 후속 시리즈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또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에 대한 e메일 인터뷰가 소개됐다.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이야기를 직접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신현영 변호사.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과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주로 기업 자문을 하고 있고 특히 정보기술(IT) 산업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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