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장위해 통화 철저히 관리″|-신임 한국은행총재 최창락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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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의 국내외 경제상황을 감안, 더욱 안정기반을 굳히고 이를 바탕으로한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소임을 다하는데 온힘과 지혜를 쏟겠습니다.
31일 상오 취임식 직후기자들과 만난 신임 최창낙한은총재는 예의 잘 정돈된 달변으로 또박또박 자신의 원론적인 「중앙은행론」을 전개해 나갔다.
『산은에 2년가까이 몸담은 것이 저에게는 금융계의 첫 경험이어서 이번에 중앙은행총재의 중책을 맡은 것은 제 자신 벅차고 그 책무의 무거움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국내경제는 국제수지가 개선되고 물가가 안정되며 경기가 활성화되는 등 과거 몇 년간의 안정화시책이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오르고있고 국제경제도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만 국제원자재가격의상승과 국제통화질서의 위기상존 등 그저 지나쳐서는 안될 점이 여전히 많습니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안정기조를 더욱 굳히고 성장을 이루기 위해 총통화관리를 적절히 하며 추가로 공급되는 신용이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는데 실을 거둘 수 있도록 힘써야할 것입니다. 저 자신 그간 여러 기관에 몸담아 오면서 경제를 보는 안목을 갖추어왔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독단적인 정책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이며 각계의 의견을 수렴, 중앙은행의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힘쓰겠습니다.
한은의 기능활성화와 관련, 현재 추진되고 있는 은행감독원 독립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취임첫날 어려운 질문을 받았군요. 사실 산은에 있을 때는 제3자의 입장에서 감독원문체를 보아왔으므로 저에게는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아직 한은에 온지 얼마 안됐으니 감독원문제는 앞으로 나름대로 이해하고 검토하여 감독원분리가 금융발전과 정부·금융간의 관계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가지며 득과 실이 무엇인지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현행 금리체계가 부분적으로 개선되어야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데….
『원리원칙만으로 답한다면 현여건하에서는 저금리체계를 정착시키는데 모두들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저자신 물론 저금리체계의 장단점을 많이 생각해왔으나 현재 추진되고있는 안정화시책의 여러 지주 종 금리가 가장 중요한 지주의 하나가 되어있는 한 저금리체계는 계속 지켜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최근의 통화긴축속에 자금난을 호소하는 기업도 많은데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최근의 인플레수습이 계속된다면 내년에는 더욱더 총통화 증가율을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중앙은행의 기능활성화를 강조하셨는데 최근의 여러 상황이 제도나 인사 등에서 중앙은행의 기능약화로 기울고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까.
『아직까지 저로서는 다만 중앙은행 「본연의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힘쓰겠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총재는 뒤이어 계속된 몇가지 구체적인 질문에도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한채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며 총총히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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