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붓글씨 쓰고 매사에 중용 지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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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과유불급-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
이것은 서예가·수필가이자 의사인 서봉 김사달 박사(55·제중의원 원장)의 생활 철학이자 건강의 도.
나이에 비해 주름살 하나찾아 볼 수 없는 그 비결은 운동을 해서도 아니고 보약을 복용해서도 아니며 오직 욕심 없이 자신의 체질과 능력에 맞게 몸과 마음을 관리해 온 이른 바 중용의 도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남들이 좋다고 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따라하려는 인간의 욕심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역설적인 건강 철학이다.
무슨무슨 음식이 몸에 좋다고 그것을 취하려는 욕심, 무슨무슨 운동이 좋다고 그것을 실천해 보려는 욕심, 이런 것들이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모르고 있다고 김 박사는 강조한다. 예로 에어로빅이 좋다고 해서 제멋대로 하다가 허리를 다쳐 몸져눕는 사람, 조깅이 좋다하여 무리하게 뛰다가 며칠만에 포기한 채 의욕을 잃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으냐는 것.
그는 건강은 항상 자연스러운 가운데서 찾는 것이 유행을 따른다고, 욕심을 낸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편리한 것만 추구해서도 안된다고 말한다.
즉 지나친 것이나 모자라는 것이 다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과유불급은 모두가 음미하고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또 하나의 건강 비결은 서예. 메스는 놓아도 붓은 놓지 않겠다는 정도의 국전 초대 작가이기도 한 그의 서예벽은 그를 무념무상·무아경의 경지로 이끌게 하고 이는 곧 건강한 노년을 약속해 준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새벽 3시간은 필묵지연과 벗한다. 새로운 하루를 전개하는 새벽녘에 세수를 하고 단좌하여 벼루에 물을 붓고 먹을 가노라면 어느새 마음은 차분히 가라앉아 묵향에 젖어 들면서 정혼세심의 경지에 이른단다.
이어 점과 획을 머리속에 그려보면서 적당한 필압과 운필의 묘로 써내려간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심혼을 안정시키고 나아가 중용의 도를 지켜가는 것이 김 박사의 건강 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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