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받는 은행 만든느데 진력" 신임 김상찬 상업은행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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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깨끗하고 신뢰받는 은행원상의 정립을 위해 은행장과 은행원들의 동지적 결사라는 각오가 필요하다.
이 대열에서 이탈하는 자는 배신자로 간주한다고 취임사에서 밝혔지요.』
20일 상업은행장에 취임한 김상찬행장 (51). 깡마른 체구에 깐깐하다는 인상을 풍긴다.
62년 국민은행에 입행,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 이르기까지 금융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행장의 꼬장꼬장함이 명성사건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상업은행에 적격이라는 평들이다.
『상은의 영광을 되찾자』라는 구호를 내걸었다는 김행장은 상은이 큰 상처를 입었지만 어느 은행보다 뿌리가 깊고 잠재력이 큰 은행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는 『경제정책도 마찬가지지만 은행경영에 천재적 구상이나 기상천외의 발상이란 있을 수 없다』 며 『룰 (규칙)대로 차근차근 짚고 넘어가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쉽게 할 생각말고 룰대로 어렵게 해야죠. 하늘에서 떡이 떨어집니까? 뾰족한 수가 없으니 힘들게 해야죠. 그러다보면 응분의 댓가가 주어지리라 믿습니다』
정통 은행인답게 룰과 원칙을 유난히 강조한다. 그는 특히 상업은행이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고통의 분담과 땅을 이리저리 누비는 땅개미 같은 노력이 뒷받침 돼야한다』 고 말한다.
우선 감량경영이 불가피하며 행장과 행원간의 의식구조의 단층을 메워가는 일이 시급하단다.
명성사건의 처리방향을 묻자 『취임 이틀만이라 아직 언급할 입장이 못되지만 납득이 가는 선에서 해결할 것』 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서울대상대 및 대학원을 거쳐 미국미네소타대학원을 졸업한 후 62년 국민은행에 입행했다. 국민은 전무로 재직중이던 82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으로 옮겼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음악감상이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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