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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창출로 세계경기침체 극복 고 김재익경제수석, 홍콩경영협력 마지막 연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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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 김재익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지난9일 버마에서 순국하기 며칠전 홍콩경영협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한국경제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전망했다. 김비서관의 이유고를 소개한다.
한국은 현재 지속적인 경제성장, 물가안정및 소득분배의 개선이라는 세가지 목표를 이룩하기 위해 경제개혁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있다.
지난해 한국은 5·3%의 실질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이같은 성장은 대부분 국내건설활동, 특히 주택건설활동의 증가에 힘입은바 크며, 이는 인플레의 급속한 진정에 따른 은행금리 인하에 자극받은것이다.
예년과는달리 수출증가는 지난해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지난해수출은 실질기준으로 4·4% 증가에 그쳤는데 세계의 무역고가 지난해 2% 준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신장을 한셈이다.
지난해 한국경제에서 가장 만족할만한점은 인플레가 급속히 진정됐다는점이다. 지난해 한국의 도매물가는 연말기준으로 도매물가 2·4%, 소비자물가 4·8%의 미미한 상승에 그쳤다.
이갈은 인플레의 둔화는 해외원자재가격이 하락한데 큰원인이 있지만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고 효과적인 금융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국민들의 마음에서 인플레심리를 몰아내는 계몽정책을 성공적으로 펴온것도 큰 요인이었다.
이같은 정책에 따라 저축은 계속 늘었고 한국의 국제수지는 극적으로 개선되어 지난해 연초에 44억달러로 예상했던 경상수지적자가 연말에는 26억달러로 줄었다.
한국경제는 올들어서도 여러면에서 계속 호전되고 있다. 올 상반기중 GNP는 9·6% 성장했고, 고정자본투자는 17·2%, 상품수출은 7·4% 증가했다. 또한 올9월중순의 도매물가 지수는 전년동기보다 0·4%내렸고 이기간중 소비자물가지수는 2·3%오르는데 그쳤다.
올해 한국의 GNP성장률은 연초 정부가 예상한 7·5%를 약간 넘어설것으로 보이며 인플레는 도매물가를 기준할때 제로, 소비자물가로는 3∼4%상승할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출은 작년보다 실질치로 10%늘어난 2백30억달러가 되고 수입은 8%증가해 국제수지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같은 국제수지개선은 한국의 외채도입을 줄일 것이다. 오는86년말까지 한국의 외채잔고는 4백90억달러가 될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2년전에 전망했던 6백50억달러에 비하면 1백60억달러나 적은 것이다. 지난해 한국의 외채상환비율은 15·6%였는데 이 비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따라서 세계금융계의 과잉반응이나 일부 과대채무국가들의 외채상환중지등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이 극적으로 악화되지 않는한 한국의 외채상환능력에 대해 우려할 필요는 전혀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장기연구보고서는 한국경제가 83년부터 90년까지 연평균7·5%, 91년부터2000년까지 6·7%성장할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10년에 걸쳐 한국의 노동력은 연3%증가할것이며 반면 인구는 1·5% 늘어날것으로 보인다. 이는 가족부양의 부담을 줄여 저축을 늘릴수 있음을 의미한다.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고 개발하는 능력또한 강력하다. 새로운 세대들의 교육과 기술수준은 점차 향상되고있다. 지난80년 대학즐업자들은 14세이상 인구의 7%를 차지했으며 2000년에는 20%에 달할전망이며 고졸인구도 80년의 30%에서 2000년에눈 50%에 이를것이다.
다행히도 한국은 기술혁신을 수행할수있는 많은 의욕적인 기업가들을 가지고 있다. 민간부문의 연구개발을 촉진하기위해 정부는 여러 조세감면혜택을 주고있으며 공공부문의 연구개발에 대한 지출도 증가시켜왔다.
에너지분야에서는 아직도 상당한 불확실성이 놓여있다. 그러나 에너지절약의 촉진을 위해 정부는 현실에 맞는 에너지가격정책을 채택해왔으며 핵발전등대체에너지원개발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 현 보호무역추세와 선진국의 저성정으로 세계의 무역량은 증가세가 둔화되어왔다. 그러나 한국은 보호무역주의의 영향을 최소화하기위해 수출구조를 재편하고 시장을 다변화하는데 광범위한 투자를 한바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지난 2년간에 걸쳐 한국의 중화학공업부문의 수출신장률은 경공업부문의 2배로 늘어났다.
중요한 사실은 한국경제가 이제는 국내시장이 경제성장을 위한 제2의 엔진역할을 해낼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은 해외경제가 침체될 때 주택·교육·도시지역수송및 농촌도로개선등에 투자를 확대하는 형태로 국내수요를 집중적으로 창출하는 정책을 펴왔으며 지난해5·3%의 경제성장도 이같은 국내수요에 힘입은 것이다.
한국경제가 장기적으로 보아 밝을것이라는 낙관론의 또다른 근거는 한국국민과 정부의 태도다. 한국국민들은 생활수준을 높이기위해 열심히 일하는것을 즐겁게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정부는 국내외의 여건변화를 실용주의적인 방식으로 대처하는 경제정책을 채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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