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가 해야할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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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제 우리는 아웅산 참변의 슬픔과 분노를 딛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야할 순간에 있다.
정부는 우선 국민들이 하루속히 이번참사로 입은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씻어내고 평정심을 되찾도록 해야한다. 한달남짓 이전에 발생한 KAL기의 엄청난 참사에 이어 당하는 잇따른 참화가 국민들에게 준 마음의 혼란은 말로형언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동안 동요없이 비통과 분노를 삭이며 자제하고 자중할줄 알았다. 그것은 우리민족이 오랜 고난과 시련을 극복해오면서 터득한 지혜와 인내력의 발휘였을 것이다.우리는 인내할때 인내할줄 알며 힘의 분출이 필요할때는 이를 유감없이 폭발시킬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민족임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인내하고 자제하는 국민들의 가슴이 한과 분으로 응어리져 있음을 간과해서도 안될것이다. 그 커다란 응어리를 풀어주는데는 국민각자의 노력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세월이 흐르면 잊혀기겠지』하는 막연한 기대에 내맡겨서는 안될것이다.
이 응어리를 우리역사 발전의 추진력으로 이끌어가는것은 정부가 서둘러야할 것이다. 그것은 하루속히 국민화합의 응집력으로 승화시키는 일이다.
북괴가 이러한 테러를 감행한 것은 우리국가의 안정과 발전에 제동을 걸고 우리사회를 혼란과 불안에 빠지게 함으로써 그들의 적화통일 야욕을 달성할 계기로 삼자는 목표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그들이 뜻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게 하기위해서는 오히려 우리가 더욱 단합하고 화합해서 국력을 발전의 길로 결집시키는 일 밖에 없다.
국민들의 일각에선 폭력을 일삼는 북괴를 폭력으로 응징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광인집단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는것은 우리의 이성이 용납치 않는다.
그렇게 될 경우 우리가 그들의 폭력전략에 휘말려 들어가는 결과도된다.
6·25사변에서부터 랭군참사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말살하고 우리의 발전을 저해하려는 북괴의 도발과 책동이 끊이지 않았지만 그 어느것도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성공은 커녕 우리의 반공의식을 높여 국민적 단합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을 뿐이다.
랭군참사가 우리의 화합을 더욱 다져 북괴가 아직도 꿈꾸고 있는 적화통일의 망상을 깨뜨리는 또다른 계기가 될것을 우리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폭력이 고립과 자멸이외에는 결코 아무것도 얻어지는 것이 없음을 우리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폭력집단에 보여주는것이 가장 바람직한 복이요 응징의 방법임을 알아야 할것이다.
한편 정부는 국민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가슴속의 응어리를 풀어주도록 하는것이 급선무이다. 그것은 온국민 누구나가 기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국민화합을 이루는데에 있다.
이기회에 정부로서도 이러한 참변의 사전예방책에 미비점이나 부비의 구석이 없지않았나 철저히 점검하고 뒤를 되돌아보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일로 선량한 국민들을 술프게하고 국가를 불안케하는 일이 없도록 만반의 대책을 강구하는 것도 또한정부의 할 일이다.
국민의 화합은 구호나 강요에 의해서 이루어지는것이 아니다. 구호나 강요에 의해서 달성할수 있는것은 허식이요 가면일 뿐이다. 사를 버리고 대의를 위해 진정으로 국민을 화합케하는 길은 국민이 스스로 허심탄회하게 참여할수 있는 정책의 제시에있다. 자발적인 화합이야말로 진정한화합이요 북괴폭력집단에 대항할수 있는 국력으로 이어지는 화합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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