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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유재하 가요제 대상 탔던 스윗소로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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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비록 올해 대회는 열리지 않게 됐지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가 배출한 음악인들은 꾸준히 얼굴을 내민다. 지난해 열린 16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대상을 받은 스윗소로우(Sweet Sorrow)가 데뷔 음반을 내놨다. 연세대 남성합창단 출신인 4인조 보컬그룹. 구성은 아카펠라 그룹 '인공위성', 보컬 그룹 '브라운 아이드 소울'을 연상시킨다. 스윗소로우의 멤버 김영우씨는 대학 2학년 때부터 대회에 응시한 4수생이기도 하다. 대회가 열리는 가을이면 낙방 후유증 때문에 전화기를 꺼놓고 '잠수를 타곤' 했다.

"혼자 세 번 시도해서 세 번 떨어졌어요. 팀으로 출전하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죠."

마침 제13회 대회부터 솔로 외에 그룹에도 문호를 개방했다. 합창단 중에서도 음악을 업으로 삼으려고 작정했던 복학생 네 사람이 그룹을 결성한 건 2002년. 대회 준비는 순조로웠다. 그리고 결국 대상을 탔다.

그런데 이들은 왜 하필 유재하 가요제를 공략했을까.

"남이 만들어 준 노래를 하는 평범한 가수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유재하 가요제 출신 뮤지션이라는 계보에 이름을 올리고 싶었죠."

이들은 유재하 가요제 입상에 대해 "든든한 자격증을 딴 기분"이라고 말한다.

유재하 가요제 출신들이 대개 그렇지만 이들의 음악은 신인답지 않게 세련되고 완성도가 높다. 그러나 '유재하를 꼭 닮았다'는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유재하 계보를 잇긴 하지만 그의 그늘에서 자유로운 셈이다.

"지금껏 보컬그룹이 많이 나왔지만 멤버가 다섯이면 둘은 노래하고, 하나는 랩, 둘은 댄스를 하는 식이더군요. 화성이 중심이 되는 음악, 우리만의 색깔이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글=이경희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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