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박정희 묘소 참배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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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25개월 만에 당 대표로 문재인 의원이 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선출됐다. 문 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반드시 총선 승리로 보답하겠다”며 “계파 논란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김상선 기자]

승자는 문재인이었다. 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대표’가 탄생했다.

 대의원(45%), 권리당원(30%), 국민여론조사(15%), 당원여론조사(10%)를 합산한 최종 득표율에서 문 대표는 45.30%로 2위인 박지원(41.78%) 의원을 3.52%포인트 앞섰다. 권리당원과 당원여론조사에선 뒤졌지만 대의원과 국민여론조사로 뒤집었다. 이인영 의원은 12.92%에 그쳤다.

최고위원 5명에는 주승용·정청래·전병헌·오영식·유승희 의원(득표순)이 선출됐다.

 문 대표는 당선된 뒤 “반드시 총선 승리로 보답하겠다”며 “계파 논란을 확실히 없애겠다”고 밝혔다. 또 “민주주의와 서민경제를 계속 파탄 낸다면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대선 후보 문재인’은 대선 패배 후 2년1개월여 만에 ‘제1야당 대표 문재인’으로 다시 현실정치의 한복판에 섰다. 당 대표 성적표에 따라 대선 재도전을 위한 길이 열릴 수도, 아예 그 문이 막혀 버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승부수다.

 경선 과정에서 ‘당의 변화’를 외쳤던 그는 ‘달라진 문재인’의 행보부터 시작했다. 9일 대표로서의 첫 일정을 국립현충원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로 정했다. 특히 당선 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 묘소 참배와 관련해 “참배 여부로 국론이 나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참배로 갈등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박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기피해 논란에 시달렸다.

 ‘문재인 리더십’의 성공 여부를 가를 20대 총선까지 14개월의 장정을 앞둔 그에겐 두 가지 과제가 놓여 있다. 이번 대표 경선에서 노골화됐듯이 친노와 비노로 쪼개진 당을 묶는 ‘통합’, 그리고 당을 바꿔 총선에서 승리하는 ‘혁신’의 과제다.

 전문가들도 “노무현의 정신은 남기되 인사에서 노무현을 극복해야 한다. 비노와 반노도 ‘친문재인’으로 품어야 한다”(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총선이 문재인의 정치생명을 가른다. 정책과 노선도 바꿔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 사람을 치고 뉴 페이스를 등장시키는 인적 쇄신을 해내느냐”(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라고 했다.

 당장의 숙제는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치러지는 ‘4·29 보궐선거’다.

글=서승욱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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