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혁신도시 완주 이서면 480만 평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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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공공기관이 옮겨갈 지방 혁신도시 선정 작업이 막판에 돌입하면서 유치경쟁이 갈수록 뜨겁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 편 가르기, 삭발투쟁 등 과열 양상이 나타면서 후유증도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전북도가 28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혁신도시 예정지를 선정, 발표했다.

◆ 부지 첫 선정=전북 혁신도시 입지 선정위원회는 "13개 공공기관이 들어설 혁신도시 후보지로 완주군 이서면 480여만 평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전북도가 도시계획.경제.산업.교통.환경 전문가 등 20명으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지 6곳(완주 이서, 익산 삼기, 완주 용진, 김제 용지, 남원 덕과, 정읍 입암)을 대상으로 현장 실사 등을 한 결과, 이서가 1800점 만점에 1561.4점으로 최고점을 얻었다. 익산 삼기 지역과 김제 용지 지역은 각각 1518점, 1513.3점을 받았다.

이서는 대학.연구기관.기업 등이 있어 산학연계 클러스터 육성에 적합하고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호남고속도로를 비롯한 도로.철도 등 간선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북도는 이곳에 한국토지공사와 농업진흥청 산하의 7개 기관(농업과학기술원.작물과학원.농업생명공학연구원.농업공학연구소.원예연구소.축산연구소.한국농업전문학교), 한국식품연구원, 대한지적공사, 자치인력개발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등 13개 공공기관을 입주시킬 방침이다. 예정지 중 325만 평은 농업진흥청 등 8개 농업.축산 관계기관의 연구 부지로 활용된다.

전북도는 이를 위해 다음달 이행실시 협약을 체결하고 연말께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2007년 토지매입 보상을 완료하고 건설공사에 들어가 2012년 공공기관 이전 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 반발.잡음 잇따라=전북 혁신도시가 완주 이서로 확정되자 주변의 익산.정읍시 등이 "심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채규정 익산시장은 28일 "전주권에 혁신도시가 들어서면 전북도 내 나머지 13개 시.군은 소규모 읍.면.동으로 전락하게 돼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근본 취지에 역행하게 된다"며 전북도청에서 삭발식을 하고 백지화 투쟁을 선언했다.

정읍.남원.김제시 등도 "전북도의 혁신도시가 지방화 시대에 맞는 발상의 전환 없이 중앙집권적이고 대도시 중심의 논리로 선정됐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울산시는 27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공공기관 이전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공공기관 노조의 이의 제기를 이유로 일부 입지 선정 위원들이 후보지 평가표 작성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이전지 최종 결정을 11월 2일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27일부터 사흘 동안 춘천을 비롯한 10개 신청 도시에 대한 서류심사.현장실사 등을 거쳐 30일 혁신도시를 선정하려던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찬호.장대석.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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