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지분 블록딜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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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77)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45)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두번째 시도만에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파는데 성공했다.
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 부자는 보유 중이던 현대글로비스 주식 1627만1460주(43.99%) 중 502만2170주(13.39%)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매각했다. 주당 가격은 5일 현대글로비스 종가인 27만7000원보다 2.7% 낮은 주당 23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매각대금은 1조1576억원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와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절반 가량씩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매각으로 정 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30%에서 10주가 모자라는 선(29.99%)이 됐다. 개정 공정거래법은 지배주주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가 내부거래로 부당이득을 얻을 경우 지배주주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자 여기에 맞춘 것이다.
지분 매각 후에도 정 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최대주주 지위는 변함없이 유지된다. 남은 지분은 보호예수 조항에 따라 앞으로 2년 동안 팔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두 사람의 잔여 지분을 2년간 팔지 못하는 만큼 현대글로비스는 다시 지배구조의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단 시장은 블록딜 성공을 반기는 분위기다. 6일 현대글로비스의 종가는 25만1000원으로 전날보다 1만4000원(5.91%)이나 뛰어 올랐다. 반면,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24만2500원으로 1만1000원(-4.34%)이나 빠졌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현대글로비스 주식 블록딜이 실패했을 당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이 될 것이란 관측이 돌면서 부각됐었다.

이수기·염지현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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