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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0조원 투자 시진핑의 꿈 ‘이다이이루’ … 중국 지방정부 4곳, 한국과 파트너 맺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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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각 지방정부가 최소 1540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다이이루(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경제권) 구축에 돌입했다. 시진핑(習近平·사진) 국가 주석이 주창한 이다이이루는 낙후된 중국 서부 개발에서 나아가 중국을 선진 사회로 도약시키겠다는 중국몽(中國夢) 실현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이 경제권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지방 정부도 네 곳이나 된다. 향후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이나 교역에 이다이이루에 대한 국가차원의 전략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중국 증권보는 지난달 중국국제금융유한공사(CICC) 분석을 근거로 정부가 향후 10년간 최소 8조8000억 위안(약 1540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다이이루 구축 전략이 최종 조율 중이며 이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투자 재원의 65%는 국가 외환보유고에서 충당하고 중국 수출입은행과 중국투자공사가 각각 15%, 국가개발은행이 5%를 맡는 내용이다. 투자는 주로 육·해상 실크로드 경제권 구축을 위한 교통과 공항·항만 등 인프라 시설에 집중될 전망이다.

 각 지방정부 발표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이다이이루 구축 계획을 세운 성과 직할시, 자치구는 모두 20곳. 홍콩과 마카오·대만을 제외한 중국 대륙 31개 성급 지방정부의 64%에 달한다. 산둥(山東)성 정부는 지난달 27일 성 인민대표대회(전인대·지방의회 격)를 열어 중·한 지방정부 합작과 동아시아 해양합작 심화 플랫폼 건설 등을 핵심으로 하는 이다이이루 구축 계획안을 발표했다. 한국 지방 정부와 협력을 강화해 기업을 유치해 해상 실크로드 경제권의 시발점을 산둥으로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칭다오(靑島) 자유무역구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또 성도인 지난(濟南)~칭다오를 잇는 고속철 등 8개 노선의 철도도 건설할 방침이다. 궈수칭(郭樹淸) 산둥성장은 이날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개혁개방 심화를 위해 이다이이루 전략을 잘 이해하고 중국이 한국·호주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상 실크로드의 일부인 칭하이(靑海)성은 지난해 12월 성도인 시닝(西寧)~인천과의 국제정기항공편 취항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한국 기업의 서부 지역 투자를 적극 유치해 육상 실크로드 핵심 경제권으로 부상하겠다는 전략이다. 시닝과 인천공항은 현재 전세기가 취항하고 있다. 헤이룽장(黑龍江)성은 시안(西安)에서 시작해 서쪽으로 향하는 육상 실크로드의 동쪽으로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미주로 가는 물류의 중심 역할을 통해 성의 발전을 이루고 육상 실크로드의 동부 경제권의 중심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후베이(湖北)성도 지난달 한국·일본과의 항공 운수망을 건설해 중원 투자유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다이이루 구축을 계기로 중국 연안과 서부지역에 집중된 한국 기업투자를 중원으로 유도하기 위해 한국과 항공 노선부터 확보하기 위해서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시작된 육상 실크로드 황금 구간인 산시성·간쑤(甘肅)성·신장(新疆)·칭하이(靑海)성 등 지방 정부는 이미 지난해 관련 실크로드 경제권 구축 계획을 확정했다. 간쑤성의 경우 지난해 칭양(慶陽)~둔황(敦煌)을 잇는 1500여㎞ 문화구 개발 등 수백 개의 경제·문화 프로젝트를 마련해 실행 중이다. 신장 위구르자치구 정부는 지난달 20일 올 업무보고에서 올해 중 우루무치(烏魯木齊)에 아시아·유럽경제합작시범구 승인을 중앙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 정부는 신장 지역 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8일 카스(喀什) 종합보세구 가동을 최종 승인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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