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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나선 CEO, 연탄배달 의원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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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우리은행 임직원 등 140여명이 20일 서울 남산 야외식물원에서 열린 '남산 환경 정화운동'에 참가해 외래 식물을 뽑아내고 있다. 왼쪽부터 황영기 우리은행장, 이제훈 사단법인 BBB운동 회장, 이종휘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강정현 기자

"외래 식물 판이네, 우리 남산이 이래서야…."

20일 서울 남산. 노블레스 오블리주 자원봉사 활동의 하나인 '남산 환경 정화운동'에 나선 황영기 우리은행장과 이제훈 사단법인 BBB운동 회장은 산 곳곳에 깔려 있는 외래 식물들을 뽑아내며 연방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남산 일대에는 외래종인 '서양 등골나무' '환삼덩굴'등이 토종 식물인 소나무 가지를 칭칭 감고 있고, 억새밭을 흐트러뜨리고 있었다.

두 시간여 동안 작업을 한 이 회장은 "외래 식물의 생태계 파괴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등산할 때도 관심을 놓지 말아야겠다"고 말했다. 황 행장과 이 회장은 이날 우리은행 직원 140여 명과 함께 환경 정화 운동을 했다.

황 행장은 "공적 자금을 지원받았던 은행으로서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사회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려는 것"이라며 행사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산 가꾸기 운동이 범시민 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는 다짐도 했다.

11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 '노블레스 오블리주' 운동에 사회 각 분야 명사들의 참여 열기가 뜨겁다. 황 행장처럼 평일에도 시간을 쪼개 봉사에 나서는 이들이 늘어 사회 명사들의 대표적인 봉사활동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한화국토개발의 김관수 대표이사는 19일 종묘에서 '1문화재 1지킴이 운동'을 주제로 봉사활동을 했다. 그는 종묘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낙엽 치우는 일을 맡았다. 내친김에 종묘 홍보대사까지 맡은 김 대표는 "종묘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 유산인데도 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종묘 관리소 개소식에 종묘 홍보 영상물을 상영할 수 있는 67인치 TV를 기증하기도 했다.

대전 지역에서는 조성현 삼우건설 대표, 정병섭 삼광기업 대표, 조광용 대광주택 대표 등 세 사람이 20일 서구 둔산로변에서 불법 옥외 광고물을 제거했다. 친구 사이인 이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8시간 동안 자원봉사를 했다.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은 21일 자신의 지역구인 도봉구 도봉2동의 '사랑의 연탄나누기' 행사에서 30여 명의 봉사단원과 함께 두 시간 동안 연탄 1200여 장을 날랐다.

방송인 최불암씨와 한국복지재단 김석산 회장은 아동학대 방지 및 기부문화 확산 캠페인을 이번 주에 시작한다. 안상수 인천시장,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 등도 봉사 계획을 잡았다. 제12회 전국자원봉사대축제 사무국(02-737-6922)은 12월 시상식 때까지 사회 명사들의 자원봉사 참여 신청을 받는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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