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의 공유도시 실험 … 광주 공공건물 전면개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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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광주광역시청 1층에 위치한 ‘빛고을 키즈공유센터’에는 유아용품 수백여 점이 진열돼 있다. 인형과 장난감은 물론 책과 유모차·보행기·카시트에 유아용 탁자까지 갖췄다. 이곳에는 하루 20여 명의 시민들이 찾아와 물품을 빌려간다. 광주시민이면 누구나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대여기간은 기본 한 달이지만 최장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2일 센터를 찾은 현혜란(32·주부)씨는 “5살짜리 아들을 위해 2~3주에 한 번씩 들러 공룡·로봇 등 장난감을 빌린다”며 “겨우 서너달 갖고 노는 장난감을 몇만원씩 주고 사기엔 돈 낭비다 싶었는데 공유센터 덕에 이런 고민이 해결됐다”고 반겼다.

 광주광역시가 ‘공유(共有)도시’ 만들기에 발벗고 나섰다. 한정된 공간과 물품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 재능 기부를 통해 나눔문화를 확산하며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자는 게 기본 취지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는 2일 공유촉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윤장현 광주시장은 ‘시민시장’을 표방하며 시청과 각종 경기장·체육관 등 세금으로 지은 건물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언해왔다. 당장 광주시청 1층 로비부터 시민들 스스로 전시회 등을 열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공공건물 공유 운동을 적극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청과 산하 공기업·사업소 등 59개 공공기관의 주차장과 회의실·화장실 등을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주차장의 경우 종교기관 100여 곳까지 총 5000여 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시민들에게 제공된다. 지금은 낮엔 직원들만 이용하고 퇴근시간 후엔 문을 닫았던 이들 주차장이 개방되면 도심 주차난 완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내 공공기관 회의실과 전시장·공연장 270여 곳도 시민들이 각종 모임장소나 예식장 등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공공기관과 공중 화장실 1500여 곳은 공유 캠페인도 펼친다. 광주시는 이들 시설 개방에 대한 협약을 맺는 한편 시민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앱도 만들어 보급할 예정이다. 윤 시장은 “참여와 나눔문화 확산을 통해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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