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청 1층에 위치한 ‘빛고을 키즈공유센터’에는 유아용품 수백여 점이 진열돼 있다. 인형과 장난감은 물론 책과 유모차·보행기·카시트에 유아용 탁자까지 갖췄다. 이곳에는 하루 20여 명의 시민들이 찾아와 물품을 빌려간다. 광주시민이면 누구나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대여기간은 기본 한 달이지만 최장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2일 센터를 찾은 현혜란(32·주부)씨는 “5살짜리 아들을 위해 2~3주에 한 번씩 들러 공룡·로봇 등 장난감을 빌린다”며 “겨우 서너달 갖고 노는 장난감을 몇만원씩 주고 사기엔 돈 낭비다 싶었는데 공유센터 덕에 이런 고민이 해결됐다”고 반겼다.
광주광역시가 ‘공유(共有)도시’ 만들기에 발벗고 나섰다. 한정된 공간과 물품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 재능 기부를 통해 나눔문화를 확산하며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자는 게 기본 취지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는 2일 공유촉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윤장현 광주시장은 ‘시민시장’을 표방하며 시청과 각종 경기장·체육관 등 세금으로 지은 건물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언해왔다. 당장 광주시청 1층 로비부터 시민들 스스로 전시회 등을 열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공공건물 공유 운동을 적극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청과 산하 공기업·사업소 등 59개 공공기관의 주차장과 회의실·화장실 등을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주차장의 경우 종교기관 100여 곳까지 총 5000여 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시민들에게 제공된다. 지금은 낮엔 직원들만 이용하고 퇴근시간 후엔 문을 닫았던 이들 주차장이 개방되면 도심 주차난 완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내 공공기관 회의실과 전시장·공연장 270여 곳도 시민들이 각종 모임장소나 예식장 등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공공기관과 공중 화장실 1500여 곳은 공유 캠페인도 펼친다. 광주시는 이들 시설 개방에 대한 협약을 맺는 한편 시민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앱도 만들어 보급할 예정이다. 윤 시장은 “참여와 나눔문화 확산을 통해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장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