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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맥 시켜놨어, 골만 넣어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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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23명의 청년들이 호주 시드니에서 ‘55년만의 기적’을 준비 중이다. 결승전만을 남겨둔 아시안컵은 2015년을 맞아 한국축구가 선보인 한편의 성장 드라마였다. 최상도, 최고도 아니라고들 했다. 주축 멤버 이청용(27·볼턴)과 구자철(26·마인츠)이 조별리그 1·3차전에서 잇따라 쓰러지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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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복과 초월의 힘은 선수단 내부에서 나왔다. 23명의 태극전사들은 브라질월드컵 실패와 K리그 흥행 부진으로 움츠러든 한국 축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자며 힘을 합쳤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은 네임밸류 대신 컨디션과 전술 적응력만을 따지는 합리적 선수 기용으로 팀의 전력을 극대화시켰다. 아시안컵은 A매치를 처음 경험한 ‘신데렐라’ 이정협(24·상주)에겐 새로운 도전의 출발점이었다. 대표팀 은퇴를 앞둔 베테랑 차두리(35·서울)에겐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특별 무대였다. 특징 없는 ‘1-0 축구’라는 비아냥 속에 출발한 한국은 끈적끈적하게 흐름을 지배하는 ‘늪 축구’를 거쳐 어떤 상황에도 승리를 거머쥐는 ‘실학 축구’로 진화하며 축구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31일 오후 6시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아시안컵 결승전은 22일간의 행복한 도전에 마지막 방점을 찍을 기회다.

슈틸리케 감독은 결승전을 하루 앞둔 30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선수들은 젊고, A매치 경험이 많지 않다”면서 “8만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얼마만큼 냉정하게 플레이하느냐가 승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UAE, 이라크 누르고 3위=아랍에미리트(UAE)는 30일 호주 뉴캐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3·4위전에서 이라크를 3-2로 꺾고 3위에 올랐다.

시드니=김지한 기자
송지훈 기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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