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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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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프란체스카여사 비망녹 33년만에 공개>
대통령은 전선을 시찰하고 돌아오자 나에게 『마미, 다음엔 방떡 좀 더많이 싸주시오!』 하고 큰소리로 말했다. 나는 아침에 대통령이 나갈 때 빵속에 계란을 부쳐넣은 샌드위치를 1개 만들어 마실 것과 함께 국진(국진)에게 주면서 낮12시정각에 대통령에게 드리도록 부탁했었다. 국진이 12시정각에 대통령에게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드렸는데 대통령은『자네들의 점심은 어디있나?』하고 묻자 점심을 못가지고 갔던 경호원들과 국진은 『저희들은 나중에 먹겠읍니다』하고 대답하고 어물어물하고 있는데 『점심들을 못가지고 온 모양이군. 돌아가서 마미와 양노인에게 단단히 일러야겠어』 하더니 『옛날에 우리어머니가 콩한조각도 나누어 먹으랬어. 혼자 먹으면 돼지가 된다고 꼭 나누어 먹으라고 이르셨거든』하며 그 샌드위치를 다섯조각을 내어 한쪽씩 나누어 주었는데 하두 대통령이 권하는 바람에 마지못해 먹었다는 것이다.

<빵떡 많이 싸주시오>
대통령은 『마미, 이 다음엔 내 점심은 안 싸주어도 좋으니 아랫사람들 점심과 식사에 신경 좀 더 쓰도록 하시오!』 하면서 나를 힐책하였다.
물론 이런 실수는 경호원들의 점심에 대해 일일이 신경을 못썼던 나에게도 잘못이 있지만 부산으로 온뒤에 대통령의 식사와 경호원들의 식사를 나와 양노인이 분담 했었기 때문에 양노인의 잘못도 없지 않았으나 나는 말없이 대통령의 꾸중을 듣고만 있었다.
미군은 통영함락에 대비해 유엔군이나 마산사람들을 대피시킬 큰 배한척도 준비해 놓았다.몇주일전 대통령이 대구에 갔을때 「워커」장군에게 이 얘기률 했더니 강군은 그건 해군이 하는 일이라 자기는 간여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었다.
바다쪽의 문제는 그뿐 아니다. 적군 게릴라들은 작은 어선을 타고 해안지역 곳곳에 침투해온다. 포항때도 그랬다. 해군이 봉쇄중이라곤 하지만 워낙 작은 배들은 잡기 힘들다.
요즘의 상황을 돌이켜보니 가강 의급했던때는 지난5일 수요일이었던 것같다. 사흘앞서 일요일에만해도 「존스턴」(주=뉴욕타임즈지기자)은 우리한테 와서 전쟁은 끝난거나 다름 없다고 말했었다.
그날 진주지방에서 아군기들의 폭격이 대단한 전파를 올렸기 때문에미국인들은 적이 더이상 공격해올 수없으리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건 오산이었다. 저들은 병력자원이 아주풍부하다.

<며칠째 잠결에 한숨>
우리 공군부대는 다시 두군데의 전투지구에서 1백대가량의 걱탱크들을 발견했다고 한다.어떻게 적은 그것을 가지고 내려왔을까? 그들은 오직 야간을 이용했을것이다. 미군은 서둘러 경주와 영천에 탱크대를 보냈다. 지킬수 었으리라는 보고다. 하지만 얼마나 버틸수 있을는지, 적은 보충병력이 있지만 우리는 없다.
다시 비행단브리핑에 갔던 대통령이 아군이 밀리고 있다는 보고에 심란해져 돌아왔다.
저녁에「제미슨」씨와임병직장관이 와서 함께 식사를 했다.
9월9일.
날씨가 흐려 경주항은 다시 내일로 늦춰졌다. 대통령은 「맥아더」장군에게 보낼 편지를 끝냈다.
벌써 며칠밤째 대통령은 잠결에 한숨을 쉬곤한다. 몸은 잠들어도 무거운 가슴과 괴로운 마음은 안식을 찾을수 없는 것이다.
상황은 아주 위급하다. 하느님, 우리룰 도와주소서. 대구와 경주룰 포기할 수는 없다. 그럴 처지가 못된다. 미군은 도대체 얼마나 더 있어야 반격준비가 된단 말인가.
상오11시에 대통령은 국회에 나가 한시간 넘게 연설을 했다. 국회의 권고안(주=내무·국방잠관해임권고결의에관한것)에 대해 대통령은 서면답변대신 직접 나가겠다고 했었다. 반응은 꽤 좋았다.
연설후 여러 의원들이 발언권을 요컹했다. 신익희의장은 그중 별로 알려지지 않은 몇몇의원을 지명했다. 모두 그의 사람들로 대통령을 비난하는게 목적이었다. 신의장 자신은 결코 비난발언을 하지 않는다.

<국회서 입씨름도>
발언들의 골자는 이랬다. 구속된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건 헌법상에 명기된 우리의 권리다. 일단 석방한후 법절차에 따라 다시 집행하라.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탄핵위원회의 구성도 고려할수 있다….
화가난 대통령은 다시 등단해서 반박했다. 헌법에 보장된 행동이라도 위기에 빠진 나라에 해가되는 것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 무엇보다도 국가가 최우선이다. 나라와 땅이 회복되지 않으면 헌법도 존재할수 없지않은가. 이런 논쟁은 지금 치르고있는 치열한 전갱이 끝난뒤에 해도 늦지않다. 나라와 땅이 원상복구된 다음엔 무슨일이든 해도 좋다.
이같은 강한 반박때문에 처음 연설의 좋은 효과가 모두 허사로 돌아갔다는 얘기였다. 연설을 마치고 바로 일어섰더라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대통령은 의원들에게 현상황과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싶었고, 그래서 질문이 있으면 하라고 말했던 것이다. 그런 의도였는데 유감스럽게도 언쟁이 되고 말았다.
신의강은 오늘 국희가 끝난후 대통령에게 총리자리를 달라고 다시 요구해왔다. 또한사람 장택상의원은 내무나 국방장관을 원한다고 한다. 이 두사람의 요구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다.조봉암의원도 무언가 하기를 바라지만 이들보다 훨씬 스마트하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공작을 하진 않는다고 들었다. 국회의원들도 요즘은 다른 국민들이나 마찬가지로 형편이 어렵기때문에 먹고 마시는 자리라면 누가 내든간에 마다 않고 따라가는 모양이다. 신·장 두사람은 매일 거금을 들여가며 동료의원들의 지지를 얻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한다.

<해임안 더 거논안해>
지난 7월 조병왕씨를 내무잠관에 임명한후 사람들은 그가 성실한 경찰간부들을 해임하고 민국당사람들을 들여앉혔다며 반대했다.
조내무임명당시 미국사람들은 조씨를 적극 밀었다. 경찰을 이끌 두뇌와 용기를 갖춘사람은 지금으로선 조씨밖엔 없다는 주장이었다. 대통령은 백생욱장관이 더 이상 자리를 지킬 형편이 못된다는 판단아래 조씨를 임명했었다. 지금 그는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대구방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전투경찰 5천8백명이 대구사수를 위해 전방에 있는 미국기갑사단및 우리 1사단과 함께 적과 대치하고 있다. 전투경찰의 지휘는작전삼모 최치환이 하고있다.
오후에 국회의원들이 몇명 찾아와 대통령에게 이문제를 더이상 거론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국회는 곧 예산안읕 승인한후 폐회할것이니 모든게 잘되리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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