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해외 언론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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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언론은 "총론은 화려하나 각론이 부실한 만남"이라며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뉴욕 타임스는 "양국 정상이 북한의 핵무기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군사행동.경제제재 등 갈등을 빚어온 북핵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를 회피한 채 모호한 외교적 수사만으로 넘어갔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앞으로 미국은 한반도 주변 국가들과 함께 대북 압력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CNN방송도 "두 정상은 북핵 문제를 국제사회의 협조 아래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미국은 군사행동 옵션 배제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한국 측도 군사행동 자제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 양국이 이 문제에 합의를 보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회담을 마친 부시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좋은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면서도 군사행동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뜻은 비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들도 양국 정상이 북핵 문제의 구체적 해법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회담 자체는 35분 정도로 짧았으며 다음주 미국을 방문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부시 대통령의 크로퍼드 목장에 초청받은 것과 비교하면 백악관은 한국에 냉담했다"면서 "(盧대통령이) 미국의 완전한 신뢰를 얻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양국 정상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논평 없이 간략히 보도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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