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삼성IT 구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가 최근 차세대 전산시스템(IT) 교체 작업에 들어가면서 이례적으로 경쟁관계인 삼성 계열 전산업체를 참여시켜 관련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금융회사인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는 내년 9월 완료를 목표로 지난 6일 차세대 전산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현대는 4백억원 규모의 차세대 전산 시스템 개발 용역 업체로 삼성SDS와 오토에버를, 감리업체로 IBM BCS를 선정했다. 오토에버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IT업체지만 프로젝트의 핵심인 전산 시스템 개발은 삼성SDS가 주도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행으로 보면 라이벌 관계에 있는 기업의 계열사에 핵심적인 전산 부문의 개발 프로젝트를 맡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각각 삼성카드.삼성캐피탈과 경쟁관계에 있다.

삼성SDS를 참여시킨 데 대해 현대 측 관계자는 "자존심보다 실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산업의 특성상 IT 부문의 수준이 비즈니스 역량을 판가름한다"며 "어차피 전면적인 IT 교체 작업을 해야 하는 시점에 경쟁사의 것이라 하더라도 가장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새로운 전산 시스템은 ▶고객과 이뤄지는 모든 금융거래 업무를 지원하는 처리 시스템▶고객 중심의 마케팅과 서비스 지원 시스템▶위험관리 시스템▶경영 및 성과관리 시스템▶총괄 IT 관리 시스템 등 다섯개 분야로 구축된다.

현대 측은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새로운 서비스 개발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연간 1백50억원의 수익 증대와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