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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반년간 가계와 직결된 생필품가격동향을 보면|물가 과연 제자리에 서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당국의 공식통계를 보면 소비자물가는 5윌말현재 1·8%상승한것으로 나타나있다. 도매물가는 작년말에비해 0·7%나 떨어졌다.
한자리숫자에서도 거의 바닥에 머물러있는 것이다.
확실히 물가는 안정세에 있고 피부로 느끼는 물가와 지수물가사이의 괴리도 좁혀져가고있는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물가가 제자리에 섰다는 표현을 하기에는 아직도 성급한 느낌을 지을수가 없다. 지난6개윌사이의 가계와 가장 관계가 깊은 소비자물가동향을 체크해본다.
일상생활과 관련, 본사가 조사한 주요 50개 생필품가운데서도 작년말에 비해 가격이 오른것은 13개품목, 내린것은 12개품목, 나머지는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석유값인하의 영향을 실감할수있었다.
전체적으로보면 지난 반년동안의 물가는 한차례의 인하바람으로 공산품가격이 보합세이거나 떨어진반면 농수산물은 오름세다.

<식료품>
자연농수산물은 등락이 심한 반면 식용유·설탕·밀가루등 공장을 한번이라도 돌고나온 품목은 값이 내렸다.
쌀은 연초부터 물가당국을 잔뜩 긴장시켰던 품목. 물가통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문제였지만 일반미값이 연일 뛰어올라 당국을 당혹시켰다. 결국 양곡상의 매점매석을 단속하고 12분도 도정을 금지시킨 후에야 진정세를 보였다. 그래도 일반미값은 8kg한말에 6천7백원으로 2백원이 오른 시세. 보리쌀은 수요증가로 작년가을이후 한차례의 값 상승이 현재도 지속되는 상태. 콩은 단경기로 농가의 재고가 줄어들어 값이 올랐다.
오징어·김등 건어물은 작황이 나빠 값이 오른 품목들이다.
식용유·설탕·밀가루등은 지난2윌 공산품인하 바람이 불면서 줄지어내린 품목. 원가의 하락요인도 있었지만 설탕 식용유등은 수요가 많지 않은것도 하락의 주요요인이다. 수입쇠고기가 근에 3천2백원에서 2천9백원으로, 코피값이 평균 5·1%내린것도 이무렵이다.

<공산품>
일반공산품들은 전체적으로 보합세다. 경기가 풀리는 기미가 보인다지만 아직은 수요가 공급을 못따라가고있다. 냉장고·형광등등 작년에 값이 오른것이 현재 그대로이고 시멘트·치약등도 변함이없다.
그러나 일부 공산품은 메이커가 이른바 「신제품」의 이름을 붙여 은연중에 가격을 올리는 행위는 여전하다. 예컨대 불소가 함유된 치약이라든가 화장지도 갖가지 고급상품이 수두룩하고 노트도 같은가격이라기에는 장수가 너무 줄었다.
운동화는 교복자율화 실시이후 유명메이커의 고급제품경쟁이 겹쳐 한켤레 3천5백원으로 2배나 비싸졌다.

<공공요금>
국제석유가하락이 공공요금의 진정에는 약이 됐던 셈이었다. 지난2월과 4월 두차례의 유가조정으로 전기요금이 평균3·3% (휘발유는 10·8%)가 내렸다.
그러나 수도 우편요금 만큼은 올랐다. 수도요금은 서울시가 셋집에도 가구별로 분할징수를 한다면서 그적자를 메운다는 이유로, 우편요금은 만년적자를 내세우며 인상이 단행됐다. 이때문에 물가안정시대에 공공요금만큼은 예외냐는 비판이 나오기도했다.
샐러리맨의 호주머니사정과 밀접한 음식값도 올랐다. 설렁탕·우동·자장면등 대중음식은 해마다 1백∼2백원씩은 올리는것이 습관처럼 된것같다.
특히 우려되고 있는 것은 집값의 동향이다. 서울의 아파트값등을 그냥두고서는 「물가가 내렸다」고 피부로 느끼기에는 무언가 미흡하다.
아직도 만연하고있는 서민들의 인플레 기대심리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정부의 주택정책이 확고해져야겠다. <장성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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