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에 너무 집착 생동감 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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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선 예년에 비해 응모숫자가 두배를 넘었다는것은 학생층에서 사진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퍽 반가왔다. 그러나 그렇다고 질도 그만큼 높아진것은 아니라는것이 심사위원들과 신문사측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당분간은 쉽사리 높은 수준의 사진을 기대하기는 어렵지않을까도 생각되었다.
그 까닭은 중·고등학교에서 사진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않고있고 일반 대학에서의 사진교육도 대체로 사진기술정도여서 사진의 본질가치등 사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줄수가 없기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전시장이나 사진잡지에서 그 겉모양만 보고 본받기 쉽고, 그러다 보니 어른들의 흉내를 낸다는 소리를 듣기도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 중·고등학생부 사진은 비교적 그들의 생활, 곧 학교생활주변에서 소재를 찾고있는 점이 좋았다. 그러나 생활내면보다는 외형, 즉 사건을, 그것도 구도상의 안정을 꾀해 화면을 구성하다보니 이미지의 생동감이 없어진것은 퍽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바로잡아야할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그런 중에도 백병옥군의 『구경』은 벽에 그려지는 그림이나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햇빛까지도 즐거운 리듬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사진이었다. 금상으로 이의가 없었다.
대학생부는 중·고등학생부에 비해 사진을 만드는 솜씨가 의젓했고 소재도 다양해서 보기에는 좋았으나 대학생다운 날카로운 지성이나 뜨거운 감정은 전혀 느낄수가 없었다. 사진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뿌리를 내리지 못했을뿐아니라 응모자들의 대부분이 사진을 전공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데에 그이유가 있는것 같았다.
금상을 받은 임흥빈군의『화합의 손길』은 그 제목이 사진에 비해 의식과잉이었지만 훌륭한 인화솜씨와함께 흑백 사진의 묘미를 유감없이 발휘한 수작이었다.
두 부문을 통해서 공통된 큰 결함은 현상·인화의 문제였다.
어느 예술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최종적인 평가는 「결과」를 가지고 내리게된다. 「과정」은 본인에게 있어서나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사진은 그 결과가 「인화」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깊이 유의해주기 바란다. 심사위원 한정식<중앙대사진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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