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학생가르치는데 보람…부모들의 열성 지나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아드리안·델라스」씨(37). 올해로 8년째 선화예고에서 클래식 발레를 가르치고 있는 미국여성. 클래식 발레교육의 불모지와 다름없는 한국에서 그는 열성적이고 유능한 발레교사로 이미 무용계 인사들에게는 너무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이른아침 잠에서 깨어나 그날 할일을 생각하면 가슴속에서 기쁨이 솟아납니다. 매일매일 학생들을 가르치며 함께 춤을 추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한국에 사는 것이 아주 편안해요』
두달여전 세번째 아이를 기대한대로 남편을 꼭닮은 아들을 얻었다는 것.
그는 또한 『무용한국』최근호에 기고한 『현재를 바탕으로한 미래를 위한 열쇠』라는 논문을 통해 한국 클래식 발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완책을 제시하여 색다른 관심을 모으고있다.
『요즘 많은 부모들이 발레교육에 열성인 것은 반가운 현상이지만 때로는 지나쳐요. 부모들의 관심과 열성에 비해 자격있는 발레교사가 거의 전무한 것은 큰 문제입니다』
얼마전 너무 일찍 토슈즈를 신어 발가락뼈가 기형이 된 5살짜리 어린이를 만났다는 그는 인체구조와 발달생리에 대한 전문지식이 전혀 없는 발레교사의 문제는 심각하다고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
발레는 또한 9∼21세 사이에 기술적·예술적으로 완전해질수 있도록 훈련되어야 하므로 뒤늦은 대학교육이나 유학은 사실상 좋은 발레댄서가 되기위해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78년 영국여행중에 만나 결혼한 영국인부군 「미가엘·턴톤」씨와의 사이에「세린」(4)· 「테사」(1년6개월)두 딸과 생후 4개월 된 아들 「조제프」.「턴톤」씨는 경복국민학교 영어교사. 군사 행정학교에도 출강하고 있다. 자신은 사철 냉면을 즐기고 가족 모두가 불고기·김치를 좋아하며 식생활은 한·양식이 반반씩. 한복도 즐겨입는 어떤 면에서는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인 미국여성이다.<박금옥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