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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확인해 공격무기 자동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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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영수 소령(오른쪽) 등 조종사들이 7일 미국 본토에서 괌을 거쳐 F-15K 전투기를 조종한 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장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박종근 기자

차세대 전투기 F-15K 한국 왔다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주력 기종인 F-15K가 7일 경기도 성남 서울비행장에 착륙하고 있다. F-15K는 군 정보링크 시스템을 통해 사용 무기를 자동으로 결정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대전에서 평양에 닿을 수 있는 거리인 278㎞ 밖에서 반경 3m의 표적을 맞히는 SLAM-ER을 사용할 수 있는 등 각종 첨단 무기가 장착된다. 이날 도착한 F-15K는 첫 인도분 2대로 공군은 차기전투기 사업으로 2008년까지 총 4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박종근 기자

공군이 차기 전투기(FX) 사업으로 5조6000억원을 들인 최신예 전투기 F-15K 첫 인도분 2대(3, 4호기)가 7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8시31분 괌 앤더슨 미 공군기지를 이륙한 지 4시간16분 만이다. 전천후 전투기답게 가을비가 내리는 악천후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F-15K를 공중 촬영하기로 돼 있던 공군 KF-16 전투기의 비행계획은 기상 악화로 취소됐다. 두 전투기의 성능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F-15K는 이에 앞서 현지시간으로 2일 보잉의 미국 세인트루이스 공장을 떠나 하와이 히캄기지를 거쳐 서울공항까지 1만5962㎞를 비행했다. 이 과정에서 미 공군 공중급유기 KC-135로부터 두 차례 공중급유를 받았다.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해 경제속도인 시속 900~1000㎞로 순항했다. 총 비행시간은 20시간이었다.

이들 3, 4호기는 이달 18~23일 열리는 서울에어쇼에서 일반에 공개된 뒤 11월 우리 공군에 공식으로 인도된다. 또 3, 4호기에 앞서 제작된 1, 2호기는 최종 시험비행을 마치고 올해 인도되며, 2006년 8대, 2007년 16대, 2008년 12대 등 모두 40대가 들어올 예정이다.

◆ 동북아 최강 전투기=F-15K 전투기가 공군에 도입됨에 따라 누구든 감히 우리 영공을 넘보기 어렵게 됐다. F-15K의 성능이 동북아의 어떤 전투기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F-15K의 강점은 군 정보링크 시스템을 통해 공격할 표적을 확인, 사용할 무기를 자동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공군 F-15E 전투기의 컴퓨터보다 10배나 처리 속도가 빠른 신형 ADCP(Advanced Display Core Processor)가 모든 지원을 해준다. 비행 중인 전투기는 물론 지상과 해상의 표적까지 찾아내는 APG-63(V)1 레이더는 F-15E의 APG-63에 비해 처리속도가 두 배나 빠르고 신뢰도는 10배나 될 정도로 정확하다. 타이거 아이(Tiger Eye)라는 항법장치는 야간에도 목표 지역까지 저고도로 자동 침투할 수 있도록 지형을 확인해 준다.

F-15K만 278㎞ 밖에서 반경 3m의 표적을 맞히는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대전에서 평양에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데이터링크시스템과 GPS를 연동, 합동직격탄(JDAM)을 24㎞의 원거리에서 9.8m의 오차 범위 안에 떨어뜨려 벙커를 파괴한다. F-15K에서만 사용되는 AIM-9X는 조종사의 시선 방향에 따라 날아가는 새로운 개념의 미사일이다.

공군의 F-15K 도입에 따라 일본 항공자위대는 F-15J의 성능을 개량하고 F-22 구매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기존의 F-15E를 K급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이 전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최신 전투기 도입과 국내 생산을 서두르고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kimseok@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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