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섬유패션디자인 경진서|「도포형 가운」으로 대상받은 이연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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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난 3일하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주최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섬유패션 디자인경진대회」에서 1백31명 응모 2백70점 중 영예의 대상은 「도포형 가운」을 출품한 이연희씨(23· 이대대학원·장식미술과)에게 돌아갔다.
무복의 일종인 전복을 응용, 노방을 소재로 도포와 마고자의 실루엣을 살린 이씨의 작품은 한국적인 선·색채·소재를 적절히 활용, 창의력이 뛰어난 작품이라는 심사평을 받았다.
『작품구상을 앞두고 제가 평소부터 관심을 두어온 고유의 남성복 디자인을 응용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유니섹스모드가 유행인 요즈음 남성들의 한복은 디자인의 단순성과 한국고유의 선으로서의 그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이죠.』
전혀 예상치 못한 수상이라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이양은 3년전에 작고하신 아버님께 이 영광을 드리겠다며 눈시울을 적신다.
패션디자이너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키워보겠다는 취지로 개최된 이번 경진대회는 사실 섬유류수출 세계 제6위를 점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그 대부분이 물품위주의 하청단계에 그쳐 섬유류 수출의 고급화가 당면과제로 부각된 때문.
이양이 아르바이트로 기성복업계에서 일하면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우선 옷감시장을 알 수 있었다는 것. 디자인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시장에 어떤 옷감이 나와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디자인을 구상하기 때문에 자연 현실성이 없는 구상에 그치고 만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의 부상으로 주어지는 프랑스패션학교 에스먼드 연수를 마치면 일선에서 디자이너로 뛰고싶다고 했다. 아직 미혼.
이번 경진대회 수상작은 10일부터 10일간 미도파백화점 쇼윈도에서 전시된다. <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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