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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클립] 술을 부르는 명품 해장국 TOP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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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이온음료를 마시는 사람,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 라면을 먹는 사람 등 저마다 스타일이 있다.

가장 대중적인 방식은 누가 뭐래도 따뜻한 해장국을 먹는 것이다. ‘해장’은 속만 푼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과학적으로는 숙취해소 음료가 해장에 더 도움이 될지 모른다. 하나 얼큰한 국물을 들이킬 때 온몸에 퍼지는 따뜻한 기분은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 하다.

내 몸에 맞는 해장국은 어디에 있을까. 속을 풀어주다 못해, 되레 다시 술을 부르는 마력을 가진 해장국을 모았다. 연말연시 릴레이 술자리로 지친 사람, 속은 아픈데 곧 죽어도 술은 마셔야겠는 술꾼이라면 필수 체크다.

속초 황태해장국 - 속 풀리는 구수한 국물 맛

명태 하나를 가지고도, 해장법이 다양하다. 영동 지방에선 칼칼한 생태찌개로 속을 풀지만, 내륙지방에서는 북어나 황태로 속을 달랜다.

하나 명태는 동해 바다에서 거의 사라진지 오래다. 명태가 뜨거워진 바다를 피해 북상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부들이 명태를 좇아 부지런히 러시아 수역을 오가고 있다. 먼 바다에서 왔지만 강원도에서 겨울을 이겨낸 명태는 한국의 맛을 품는다.

덕장이 몰린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 주변 곳곳에 황태해장국집이 늘어서 있다. 황태연가(033-635-8828) 임성자 사장(53)은 비린내 나는 중국산 대신 용대리에서 겨울을 난 황태만 고집한다. 말린 살을 들기름에 볶아 뽀얀 국물을 내는 북엇국과 달리, 황태를 끓는 물에 그냥 넣어 말갛고 구수한 맛을 낸다.

강릉 도루묵찌개 - 어부들의 해장법

겨울철 어부들이 해장을 위해 자주 꺼내드는 생선이 도루묵이다. 흔하기도 하지만, 별미기도 하다. 도루묵은 생의 대부분을 동해 깊은 바다에서 보낸다. 그러다 겨울이 되면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밀려온다. 10월부터 1월까지 강릉의 주문진항, 속초 청초항 등 포구에 들어선 식당 대부분이 도루묵을 다룬다.

도루묵은 구워도 맛있지만 찌개로 끓여도 그만이다. 해장에도 좋다. 얼큰한 국물이 애주가 어부들의 속을 풀어준다. 찌개는 물을 자작하게 넣는 것이 포인트다. 불을 올려 자연스럽게 무에서 물이 우러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요즘은 알 밴 ‘알백이 도루묵’을 맛볼 수 있는 철이다. 씨알이 굵은 알은 쫀득거리는 식감을 자랑한다. 문제는 그 고소한 맛이 다시금 술을 부른다는 점이다. 강릉 중앙집식당(033-662-4144)이 도루묵찌개로 유명하다.

태안 박속밀국낙지탕 - 배부르게 해장하기

겨울 낙지는 예사롭지 않다. 낙지는 기온이 떨어질수록 제 몸집을 불린다. 크기가 큰 대낙은 질기다는 속설도 있지만 갯가에서는 대낙을 최고로 친다. 한겨울을 앞두고 영양을 제 몸에 쌓아놓았기 때문이다.

낙지는 탕으로 끓여 속을 풀거나, 안주나 식사로 삼는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태안 지역은 무 대신 박속을 넣어 박속낙지탕을 즐긴다. 박속을 넣어 국물이 훨씬 시원한 맛이 있다. 맑은 국물이든 빨간 국물이든 개운하게 맛을 내야 맛집이라 불린다.

낙지를 살짝 데쳐 쫄깃쫄깃한 속살을 건져 먹고 난 다음, 칼국수나 수제비를 넣어 ‘밀국’을 만들면 비로소 박속밀국낙지탕이 완성된다. 태안에서는 찬바람이 불수록 살이 연해지는 낙지 맛에 술을 더 찾는단다. 1986년부터 직접 낙지를 잡으며 박속밀국낙지탕을 파는 이원식당(041-672-8024)이 유명한 식당이다.

전주 콩나물국밥 - 개운한 전주의 맛

가장 대중적인 해장 스타일 중 하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콩나물 국물을 한입 떠넘기면 간밤에 마신 술이 온몸의 땀구멍을 통해 나오는 것 같다.

콩나물국밥은 멸치ㆍ황태ㆍ다랑어포 등으로 육수를 내고 콩나물 데친 물을 더하는 게 일반적이다. 식당에 따라 잘게 썬 신김치와 코끝 찡하게 매운 청양고추로 개운함을 더하기도 한다. 계란을 살짝 익힌 ‘수란’을 주는 것은 전주만의 특징이다.

전주시내에서도 현대옥(063-228-0020), 삼백집(063-284-2227), 왱이집(063-287-6980) 등이 전국적으로 알려진 데다.

장흥 매생이국 - 술술 넘어간다

매생이는 12월 중순부터 3월까지 수확한다. 즉 매생이국은 겨울에만 해장할 수 있는 방식이다. 매생이는 장흥ㆍ완도ㆍ고흥ㆍ해남ㆍ강진 등 전남지역에서만 생산된다. 그 가운데 장흥이 전국에서 유통되는 매생이의 45%를 책임진다.

장흥에서도 옹암리 내저마을에서 난 매생이를 최고로 친다. 30년 전 만해도 매생이는 김 양식장의 불청객이었다. 2000년대 초 웰빙 바람이 불었고 그때부터 매생이는 김보다 더 높은 몸값에 팔려나갔다.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이 많아 해장에 좋다고 한다.

매생이국은 굴이나 떡을 넣어 함께 끓인다. 장흥군 명희네(061-864-3369), 끄니걱정(061-862-5678)에서 매생이 굴국, 매생이 떡국을 판다. 매생이가 듬뿍 담겨 국물이 거의 없다시피 한데, 전혀 뭉치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거제 생대구탕 - 겨울 대표 해장국

대구는 거제도를 대표하는 생선이다. 보통 음력 11월에서 12월 사이에 잡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알려져 있다. 거제도에서도 외포항이 대구의 주요 산지다.

1970년대 말 남획으로 대구 생산량이 급감하자 거제시는 1981년 수정란 방류사업을 시작했다. 창원시ㆍ고성군ㆍ남해군 등 인근 지자체도 동참한 가운데 해마다 수정란을 방류한 결과, 대구 어획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003년 대구 어획량이 9000마리였는데, 올해는 현재까지만 해도 100만 마리가 잡혔단다. 덕분에 전국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대구를 맛볼 수 있게 됐다.

거제에서는 대구와 무ㆍ모자반ㆍ마늘ㆍ청양고추를 곁들여 맑게 끓여 먹는다. 개운하면서도 시원한다. 외포항에 있는 양지바위횟집(055-635-4327), 외포효진횟집(055-635-6340) 등이 맛집으로 꼽힌다.

부산 복국 - 부산 사나이들의 해장법

부산 사나이들의 술자리는 이튿날 아침 복국집에서 해장 하면서 끝이 난다. 동해안부터 남해안까지 해안에서는 아직도 복으로 해장하는 것을 최고로 치는 이가 많다.

복은 국물이 우러나는 생선이 아니다. 하여 육수가 음식 맛을 좌우한다. 최근 들어 부산 토박이가 많이 찾는 곳은 부산 서구 공동어시장 근처에 있는 남포식당(051-254-8029)이다. 남포식당의 육수는 멸치와 황태머리 등을 넣고 끓여 진한 맛이 일품이다. 한 숟가락만 입에 넣어도 속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 초원복국(051-628-3935)도 사시사철 줄을 서서 먹는 유명한 식당이다.

백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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