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장의 몸무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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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학도시 옥스퍼드 근교에 있는 자그마한 고을에서 시끌시끌 마을잔치가 벌어졌다. 조용하고 아담한 이 고을에 마침 시장의 이·취임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시장은 최연장자로 선출하되 임기는 1년. 선거제가 아닌 임명제인 모양이다.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 것은 시장 이·취임식에는 반드시 저울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까닭은 시장의 몸무게를 달아보기 위해서란다.
취임할때의 몸무게와 퇴임할때의 몸무게를 비교해서 1년동안 얼마나 열심히 일을 했는가를 측정하는 것이다.
물론 몸무게가 늘어나면 「게을렀던 시장」으로 낙인찍힌다. 그래서 퇴임하는 시장은 임기가 다가오면 마치 권투선수가 체중을 줄이듯 운동을 하고 땀을 빼는등 갖가지 곤욕을 치른다.
「부지런히 일한 시장」이라는 명예와 시민이 주는 몇근의 고기 선물을 받기 위해서 그런 고역을 감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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