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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해전술' 포기… 첨단무기로 정예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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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국의 인민해방군이 소수정예를 분명하게 지향하고 있다. 올해는 인해전술(人海戰術)이라는 중국 특유의 전술 개념도 공식 포기했다. 대신 첨단무기를 늘린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양 대신 질'이다.

◆ 급증하는 첨단무기=지난달 발표된 '인민해방군 감군 백서'는 '병력은 지속적으로 감축하되 무기는 현대화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실제로 2000년대 들어 중국의 첨단무기 구매는 급증하고 있다. 2002년 러시아와 유럽에서 32억 달러어치의 첨단 무기를 사들였다. 2003년에는 유럽에서 4억1600만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올해는 수입액이 4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웨덴 스톡홀름 평화연구협회는 "중국은 유럽 각국과 인공지능.전자장비를 갖춘 첨단무기 구매를 타진하고 있다"고 전하고 "이미 독일과는 최첨단 잠수함 엔진 구매 협상이 상당히 진척된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은 또 올해 러시아로부터 최신형 수호이-30MK3 전투기와 장거리 전략폭격기 TU-22M3, 일류신-76 장거리 수송기, 일류신-78 공중급유기 등 10억 달러어치를 사들일 계획이다. 2000년대 창설한 미사일 부대는 미국 본토를 공략할 수 있는 대륙 간 탄도탄 수백 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미 국방부는 보고 있다. 항공모함도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병력은 급감=중국군은 2003년부터 올해 9월까지 20만 명을 줄였다. 1985년에는 100만 명을, 97년에는 50만 명을 각각 감축했다. 85년 423만 명이던 병력은 올 9월 말 현재 230만 명으로 45%나 줄었다. 앞으로 20년 내에 193만 명까지 줄이겠다는 장기 목표도 세웠다.

감군 백서에 따르면 올 감축 규모의 80%인 17만 명이 장교다. 경쟁력 없는 장교를 탈락시키고 젊고 유능한 지휘관을 발탁하기 위한 조치다. 노후한 해군기지 9곳과 5개 공군부대도 정리했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군 관련 기관 14곳도 문을 닫았다.

◆ 거세지는 중국위협론=AFP 통신은 최근 "중국군의 소수정예화는 미국과 일본군의 정예화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 의회는 이미 중국 군사력이 방어 수준을 넘어 동북아 패권을 추구할 정도로 강해지고 있다며 중국위협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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