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의 날」하루 빨리 제정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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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 모두가 곡 알아야 할 날이 그냥 잊혀져가고 있다.
「의병의 날」이다. 3백91년 전의 그 치떨리는 임진왜란. 그때 우리강토 전역이 물 밀리듯 짓밟히지 않았던가. 그 왜적들의 만행은 우리 관군·양민·부녀자들까지 닥치는 대로 학살·약탈·능욕했을 뿐 아니라 그 피어린 시체의 귀, 또는 코도 마구 베어갔던 것이다. 일본 땅의 그 이비총이 오늘도 울고 있듯이.
그러나 우리 서민대중의 기재는 장하고도 용감했었다. 비록 국왕을 둘러싼 그 일부세력이 국경선까지 도망치기에 분망 했어도 우리 민중들은 방방곡곡에서 의병으로서 벌떼처럼 일어나 7년간이라는 긴긴 항전 끝에 마침내는 그 왜군을 몰아내는 계기를 만들지 않았던가.
우리민족역사의 맥박은 그 의병 혼에서 면면히 이어져 오지 않았던가!
일본의 첫 마수인 을사5조약을 전후한 경기도와 강원도, 충정도와 또 경기도의 의병 항쟁이 그렇고, 조국광복을 위해 길림에서 결성된 의열단과 중경에서 활약한 광복군이 그렇고, 일본의 괴수 이등박문을 저격한 안중근의사도 의병의 참모총장 자격으로 법정대항하지 않았던가?.
상당수 국회의원들의「의병의 날」제정 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안건의 상정이 그만 뭉개지고 마는 어처구니없는 건망증의 세월이다.「의병의 날」이 제정되어져서 매년 한번씩이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요즘 같은 전 매스컴의 총동원으로 거족적인 대「의병제전」이 행사된다면 오늘날의 우리 처지에서 첫째로 우리들 민족정신의 경각심에도 또는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 경신의 방향감각에도 얼마나 좋은 산 교훈이 될 것이며 이 보다도 더 좋은 자료가 과연 어디에 있겠는가.
「의병의 날」이 아직껏 제정되어지지 않는 원인을 어디에서 찾아보아야 할 것인가?. 한시바삐「의병의 날」을 제정하라. 남경<경남 선영군 선영읍 중동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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