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60년대 중공과 흡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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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지의 「데이비드·에이크먼」 북경특파원은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이번 주 타임지에 그 방문기를 실었다. 「에이크먼」특파원은 이 르포를 통해 북한이 그들이 내세운 것처럼 결코 천국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내외적으로 큰 근경에 처해있음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의 북한방문기를 요약한 것이다. 【편집자주】
북한으로 가는 길은 딱 두 가지.
중공 또는 소련을 통해 입국하는 방법 뿐이다. 오늘의 북한은 60년대의 중공이나 「스탈린」시대의 소련과 상황이 비슷하다. 김일성은 「스탈린」이 내세운 꼭둑각시 지도자 중 유일한 생존자다.
김일성 개인숭배는 인구1백80만의 평양을 휩쓸고 있었다.
소위 국립도서관 내의 미국부분에는 단지 4가지의 목록만이 있었다. 미국출판물 중 가장 최근 것은 지난 75년에 발행된 약전이었다.
평양에는 외국출판물이 판매되지 않고 있고 평양시내 최신 호텔에 투숙중인 외국인들은 항상 감시를 받고있다.
북한의 고림성은 광신적이고 극단적인 김일성 숭배와 주체사상으로 더욱 심화되고있다.
김일성에 대한 수많은 찬사의 대부분은 무슨 뜻인지 조차 알기 어려운 것이 많았다.
북한 관리들은 또 세계가 영감을 갖고 평양을 주시하고 있으며 서방의 신문들에 북한정부가 돈을 내고 실은 광고를 위대한 지도자를 찬양하는 신문기사라고 주장했다.
또한 고위관리는 『북한이 이 세계에서 가장 자유스런 나라』라고 억지를 부렸다
북한정부는 국제관계를 넓히기 위한 몇 가지 시도를 해왔으며 그 예로 리비아와 시리아 및 짐바브웨 같은 나라에 군사고문관들을 보냈다. 북한의 곡예사들이 각국 순방을 했고 때로는 미국의 조그만 학술단체나 의회관리들을 조정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북한은 수많은 외채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제멋대로 상환을 늦추어 현재 20억달러 이상의 외채가 쌓여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파견한 각국주재대사들은 때때로 사기죄 등으로 쫓겨나기 일수다. 지난달 핀란드주재대사 유재한은 전국회의장에게 뇌물을 주려다 발각돼 추방당했다.
최근 몇 년간에는 이밖에도 덴마크와 스웨덴·노르웨이 등지에서 마약과 담배·술 등을 암거래하려다 축출당하기도 했다.
지난 72년 남북한공동성명이 발표된 뒤 나타났던 한반도의 긴장완화조짐은 사라진지 오래다.
북한의 일반주민들은 기본적인 문제에 관해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하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그들은 월평균 41달러(약3만2천원)의 봉급으로 살아가고 있다. 게다가 보잘것없는 이 봉급 마저 거의 전부 식비로 나간다(북한에서는 레인코트 한 벌에 약32달러, 흑백TV 1대에 약1백60달러). 소비재는 형편없고 그나마 구하기도 힘들다.
김일성의 사회주의 요새바깥에 풍요로운 세상이 있다는 사실은 볼보, 도요따, 벤츠 등 조용한 거리를 질주하는 수입승용차들이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북한측은 바깥 세상에 이 같은 풍요함이 존재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워싱턴=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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